스포츠조선

[SC초점]"이야기꾼 설민석"…첫방 '책읽어드립니다', 알쓸신잡·느낌표와 달랐다(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09-25 13:5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야기꾼' 설민석이 이끄는 16년만의 '정통 독서 예능'이 탄생했다. '느낌표', '알쓸신잡'과는 차별되는 재미가 돋보인다.

24일 첫 방송된 tvN '요즘 책방:책 읽어드립니다(이하 '책 읽어드립니다')'는 전국민적 독서 열풍을 일으켰던 MBC '느낌표:책책책을 읽읍시다', 그리고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시즌에 걸쳐 진행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이하 '알쓸신잡')'과 여러모로 닮아있다. 유명 도서를 소개한다는 점에서는 '느낌표'와, 여러가지 지식을 전문가들의 이야기로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알쓸신잡'의 뒤를 잇는 모양새다.

'느낌표:책책책을 읽읍시다'는 '느낌표'에서 진행된 코너 중 하나다. 2001년 11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2년간 진행됐다. 당시 지정도서로 선정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고, '느낌표' 측은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어린이 독서환경 개선을 위한 '기적의 도서관' 사업도 펼쳐 큰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선정 도서 중 신간 서적이 한 권도 없었고, 만화책을 비롯한 시민들의 독서습관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나친 민족주의 성향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알쓸신잡'은 2017년 6~7월, 2017년 10~12월, 2018년 9~1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시즌제로 방송됐다. 여행과 요리, 교양을 조화시킨 구성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특히 호평받았다. 하지만 출연자의 방송 능력이나 유명세에 따라 발언 분량의 차이가 눈에 띄고, 여행 도중 자연스럽게 떠오른 이야기를 나누는 컨셉트상 잘못된 지식이 사실인양 전달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책 읽어드립니다'는 기본적으로 '신간 화제작 소개' 성격을 띤다. 또한 이야기의 범위를 당일 다루는 책에 집중하고, 전문가에게 충분한 준비시간을 줌으로써 잘못된 지식이 전달될 가능성을 낮춘 모양새다. 시청자들에게 유명 작품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편안하게 충족시켜주는 한편, '사피엔스'처럼 두께(635페이지)만으로도 접근하기 어려운 책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주겠다는 취지다.

'책 읽어드립니다'의 연출자 정민식 PD는 '김미경쇼', '어쩌다 어른' 등을 연출한 교양 예능의 전문가다. 그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책 읽어드립니다'의 강점과 차별점에 대해 "무엇보다 이야기꾼 설민석이 쉽게, 재미있게 책을 읽어준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설민석도 "책을 먼저 읽은 '책선배'로서 내용을 전달할뿐"이라고 강조하며 "'선을넘는녀석들'보다는 깊이 있고, '알쓸신잡'보다는 말랑말랑한 방송"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여기에 전현무, 이적, 문가영이 패널로 출연해 예능 맛을 첨가한다. 특히 전현무는 MC이자 '알쓸신잡'의 유희열처럼 일반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이다. 매회 다른 분야별 전문가들이 함께 한다.


첫 방송의 주제는 유발 하라리의 화제작 '사피엔스'였다. 국립도서관 대출순위 1위 도서이자 세계적으로 1천만부 이상이 팔린 스테디셀러다. 전현무는 "새해되고 명절이 되면 책을 10만원 이상 산다. 베스트셀러라는 단어를 보면 흥분된다"면서 "집에 오면 읽지 않는다. 그게 반복된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설민석은 특유의 선명한 목소리와 학원강사 1인자 출신다운 요점정리로 '사피엔스'를 요약, 전달했다. 그는 "인간(사피엔스)을 1인자로 만든 것은 '뒷담화의 힘'이다. 인간을 협력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인지혁명'이 있었다. 인간은 뭉쳤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또 "('사피엔스'에 따르면)농업은 신의 축복이 아닌 역사상 최대 사기극이자 인류의 대재앙이다. 재산이 없던 구석기 시대에는 조직적인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농경사회는 정착해서 농사를 짓다보니 인구가 늘어나고, 질병에 취약해졌다"면서 "인간은 노예가 됐고, 동물에겐 불행의 씨앗이다. 결국 인간은 필요한 종을 제외하고 전부 몰살시켰다"고 강조했다.

첫날 출연한 전문가는 김상욱 물리학 박사, 윤대현 정신의학과 교수, 장강명 작가였다. 이들은 책이 던지는 이슈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차원에서 토론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다양한 시선을 제공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