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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한국은 내 정체성"…유승준 눈물고백, 왜 용서를 강요할까(종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9-09-18 13:5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스티브 유승준 유(이하 유승준)는 왜 용서를 '강요'할까.

17일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는 유승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 대한민국 국적 포기 신청의사를 밝혔다. 병무청과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11조에 의거, 유승준에 대한 입국금지 처분을 내렸다.

유승준은 "약속한 걸 지키지 못하고 군대를 간다고 했다가 가지 않은 것에 대한 배신감, 허탈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떠밀렸던 것 같다. 군대에 가겠다고 내 입으로 이야기한 적 없다. 아는 기자분이 '너 이제 나이도 찼는데 군대 가야지'라고 하셔서 '네. 가게 되면 가야죠'라고 했는데 다음날 스포츠신문 1면에 자원입대 기사가 나왔다. 반박보도를 냈지만 기정사실이 됐다. 주변에서 박수치고 힘든 결정했다고 하는데 내가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주위에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엔 진짜 군대에 가려고 했다. 진심이었다. 군입대 때문에 회사와 갈등이 깊었다. '왜 그런 선택을 해서 TV 인터뷰를 하느냐'고 했다. 약속을 했지만 이행하지 못해 죄송하다. 내가 시민권을 따려고 뒤에서 다 준비해놓고 갈 것처럼 말한 비열한 사람은 아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마음이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려했는데 입국금지를 당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에 갔을 때 아버지와 목사님이 미국 시민권 취득을 권유하셨다. '병역의 의무만이 애국의 길은 아닐거다' '미국에서 살면 전세계적으로 연예인 활동도 하고 그런거에 더 자유롭지 않겠냐'는 등 설득했다. 결정은 내가 내렸으니 그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유승준은 2015년 미국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비자인 F-4비자를 신청했다. 단순 입국이 목적이었다면 관광비자만 신청해도 충분했을텐데, 영리활동까지 가능한 F-4비자를 신청했다는 것에 대중은 분개했다. LA 총영사관 또한 유승준의 비자 신청을 거부했다.

유승준은 "한국에서 영리활동을 할 계획은 없다. F-4비자는 변호사분이 추천해준 거다. 어떤 비자든 한국땅을 못 밟는다. 관광비자도 못 받는다"고 해명했다.

법률대리인인 윤종수 변호사는 "F-4비자가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건 맞지만 재외동포법에 의한 비자는 F-4비자가 유일했다"고 말했다.


신동욱 변호사는 "F-4비자를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 회피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한국에서 세금을 50%만 내면 미국에서 100% 세금을 낼때 한국에서 납부한 50%만 공제해주는 것이고 그 차액인 50%는 미국에서 당연히 내야한다"고 설명했다.


유승준은 2015년 서울행정법원에 사증발급거부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때는 이미 병역의 의무가 완전히 끝난 38세였다. 법원은 1,2차 공판에서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유승준은 이에 불복하며 항소를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유승준의 비자발급거부는 위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유승준이 17년 만에 입국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승준의 사증발급거부취소소송 파기 환송심은 20일 열린다.

유승준은 "시기적으로 짜놓고 할 수 없었다. 아내와 의논해왔다. 대법원의 (사증발급거부 취소소송) 파기 환송 결정이 내려지고 나서도 변호사에게 소송을 취하하고 싶다고 했다. 파기환송이 났는데도 너무나 힘들었고 또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의 흔들림이 왔다. 그런 결과가 나오면 이제 더 이상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화제성 만큼은 최고였다. 유승준의 인터뷰가 방송된 '한밤' 1부 시청률은 7%(TNMS,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승준의 인터뷰는 50대 여자 시청률 9.1%까지 기록하며 '한밤' 최고의 1분으로 꼽혔다.

기나긴 인터뷰를 줄이자면 '남 탓'이다. 유승준은 군입대 이미지를 갖게된 것도, 군대에 가지 않기로 한 것도, 재외동포 비자인 F-4 비자를 신청한 것도 모두 자신의 뜻이 아닌 아버지, 목사, 변호사, 기자의 탓이라고 변명했다. 자신은 피해자이지만 입국금지를 당해 입을 열 수도 없었고, 2015년 아프리카 방송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스태프가 내뱉은 욕설로 곤욕을 치렀단다. 그렇게 17년 간 '정체성'이자 '뿌리'인 한국에 대한 사랑만 간직한 채 마음고생을 했다며 눈물까지 보였다.

유승준의 눈물에도 대중의 반응은 차갑다. 더이상 유승준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대중은 이미 유승준의 거짓말에 대국민 사기를 당했다. '처음' 군대에 가겠다고 한 것은 본인이 아니라고 해도, 어쨌든 방송에서 군입대 의사를 밝혔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국방부도 그를 홍보대사로 임명했고, 군입대를 앞두고 일본 공연을 위해 출국하겠다고 했을 때도 '한류 특별비자'라는 혜택을 줬다. 당시 유승준은 "해외 공연 후 돌아오겠다"는 자필 각서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유승준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한국 국적도 포기했다. 누구의 추천이든 유승준 자신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스스로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내던져놓고 이제와서 그것을 다시 찾고 싶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래서 대중은 그의 이야기를 믿지 못하고 있다.

전국민적 사랑을 스스로 거부했던 장본인은 유승준이다. 사과를 할 수도, 용서를 구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받아줘야 할 의무가 대중에겐 없다. 그런데도 거듭 용서를 강요하는 유승준의 행태는 대중에게 또다른 실망만을 주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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