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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女영화 아닌 청춘영화"…'아워바디' 위로 필요한 청춘백서(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9-17 12:46


영화 '아워 바디' 언론시사회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영화 '아워 바디'는 번번이 시험에 떨어지며 공부와 삶에 모두 지쳐버린 8년 차 행정고시생 자영과 달리는 여자 현주의 이야기로 현주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으로 생애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자영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조금씩 삶의 활기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안지혜, 한가람 감독, 최희서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한강로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09.1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많은 잣대로 평가를 받는 세상,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

8년간 행정고시에 번번이 떨어지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31살 청춘이 달리기를 통해 삶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독립영화 '아워 바디'(한가람 감독,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아워 바디'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8년 차 행정고시생으로 공부와 삶에 모두 지친 자영 역의 최희서, 어렸을 때부터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현재는 출판사 직원인 현주 역의 안지혜, 그리고 한가람 감독이 참석했다.

'장례난민'으로 제16회 미장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독립영화계 실력파 신인 감독으로 떠오른 한가람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인 '아워 바디'.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청춘이 달리기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를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아워 바디'는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 공식 초청, 제43회 홍콩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한국 영화 100주년 부문 초청,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초청 등 개봉 전부터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특히 '아워 바디'는 '박열'(17, 이준익 감독)을 통해 그해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비롯한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괴물 신예'로 등극한 최희서의 첫 원톱 주연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최희서는 '아워 바디'에서 8년간 행정고시를 준비하며 공부와 삶에 모두 지친 자영으로 완벽히 변신, 청춘의 민낯과 자화상을 그리며 매력을 전했다. 앞서 최희서는 이 작품으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은바, 또 한 번 괴물 같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최희서는 "2017년 이맘때쯤 촬영했다. 정말 좋은 날씨에 달리기 좋은 날씨였다. 영화가 생각날 때쯤 개봉할 수 있어 다행인 것 같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 프로필을 제출했다. 당시 '옥자'(17, 봉준호 감독)를 찍고 일이 없어서 프로필 10부를 뽑아 한국영화아카데미에 프로필을 놔두고 왔다. 그리고 한가람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 한 여성의 변천사를 잘 다룬 시나리오였다.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 한 번은 평범한 여성의 삶에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고 딱 내가 원했던 영화였다. 물론 운동하는 과정은 너무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이 영화를 통해 조깅,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 몸이 바뀌는 몸의 정직함에 위로를 받게 됐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 영화를 선택할 때 정말 많이 뛰어야 해서 괜찮을까 싶었다. 다행인게 자영이 처음엔 달리기를 전혀 못 하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다행이다 싶었다. 걷는 시간을 1분씩 늘려가며 러닝 훈련을 받았다. 그 결과 30분을 내리 뛸 수 있게 됐다. 영화를 찍기 한 달 반 전부터 매일 뛰었다. 영화 속에서 자영이 거울을 보면서 복근을 만들어야 했는데 그 복근을 만드는 게 힘들었다. 트레이닝도 트레이닝이었지만 뛸 때 감정이 더 중요했다. 감정적인 준비를 해야했다. 러닝을 명상의 방법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영화는 여성 영화가 아니다. 이 시대에 청춘을 위한 성장 영화다.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잣대로 평가를 받는 것 같다. 내 주변도, 나도 그런 이유로 괴로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자영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본인이 행복을 찾아가고 처음으로 내 삶의 주인이 된다. 운동 영화이기도 하지만 성장하는 이야기다. 가시적인 잣대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30대, 20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안지혜는 "첫 촬영 때 감독과 최희서와 만남, 부산영화제 상영, 그리고 개봉을 준비하게 됐다. '박열'에서 최희서를 보고 너무 좋았다. 그래서 최희서를 인터넷에 찾아보기도 했는데 정말 우연처럼 다음날 '아워 바디'에서 연락이 왔다. 불안한 청춘의 모습을 잘 알고 그런 시기가 내게도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열심히 하고 싶었다"며 "촬영하면서 같이 다이어트 도시락도 나눠먹었다. 함께 하게돼 너무 고맙고 즐거웠다"고 애정을 밝혔다.



한가람 감독은 "'아워 바디'는 개봉까지 시간이 좀 걸린 작품이다. 이렇게 개봉을 하게 돼 긴장도 된다. 시나리오를 썼을 때 자영이 주변의 친구처럼 편안한 느낌이 있었으면 했다. 아카데미에 최희서 배우가 있었는데 그때 딱 맞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당시 '박열'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배우라 캐스팅을 제안하기가 부담됐는데 용기내 출연을 제의했더니 선뜻 출연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 계기로 캐스팅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의 몸을 너무 성적으로 표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다른 영화를 보면서 그런 고민과 걱정을 조심하려고 했다. 이 작품을 만들기까지 가장 고민했던 지점이 끝을 어떻게 맺을까였다. 실제로 주변에 운동하는 친구들을 통해 운동을 하는 게 단순히 건강해지고 몸을 바꾸고 싶기만 해서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우리 영화도 질문을 던지면서 끝내고 싶었다. 나 역시 자영이의 나이를 지나왔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리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자영이라면 자기가 가고 싶었던 곳을 가고 싶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내 또래의 고민을 담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자영이처럼 혼자 밖에 나가 잠깐이라도 뛰어본 분들에게 더 큰 공감을 선사할 것 같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고민이 있는 자영이 또래의 관객이 본다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아워 바디'는 최희서, 안지혜, 이재인 등이 가세했고 한가람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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