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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봉태규 "인생캐 '리턴' 부담됐지만..'닥터탐정'으로 해소"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9-10 12:0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봉태규(38)가 '리턴'의 강렬함에 이어 새로운 캐릭터를 맡은 소감을 밝혔다.

개성있는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은 배우 봉태규는 지난 2001년 영화 '눈물'을 통해 파격적인 데뷔를 했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특히 친근한 외모와 무해한 매력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았던 바 있는 배우다. 봉태규의 매력이 돋보인 작품들은 지난 2004년 방송됐던 MBC '논스톱4'와 2008년 방송됐던 SBS '워킹맘' 등. 철없어 보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선보이며 사랑받았다. 봉태규의 활약은 영화에서 더 두드러졌다. 2005년에는 고 김주혁과 '광식이 동생 광태'의 주연을 맡아 기억에 남았고 다음해에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의 영화를 통해 코믹한 매력을 뽐냈던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SBS '리턴'을 통해 악벤져스 4인방 중 하나인 김학범 역을 맡아 소름돋는 악역으로 변신한 바 있다. 무자비한 악행을 저지르는 김학범으로 분해 분노를 유발하고, '리턴' 시청률 상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닥터탐정'(송윤희 극본, 박준우 연출)에서는 주인공 허민기 역을 맡아 열연했다. 허민기는 UDC의 수석연구원이자 직업환경학계의 이단아로, 15년 전 아픈 기억을 가슴 깊이 지니고 있는 인물. 이에 불의의 현장을 끝까지 파헤치는 저돌적 면모를 지니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하기도 했다.

'닥터탐정'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으로,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와 '그것이 알고싶다'를 연출한 박준우PD가 함께 만든 작품.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건, 메탄올 중독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극 속으로 끌고와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냈다. 저조한 시청률 등으로 아쉬움이 남은 작품이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봉태규는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닥터 탐정'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리턴'의 김학범은 봉태규의 인생캐릭터. 이 때문에 부담감도 있었다는 봉태규다. 봉태규는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는데, 제가 예전에 '화신'이라는 예능을 했을 때 동엽이 형한테 늘 그런 말을 했다. 그때 제가 '뭘 해야 할지' 고민을 할 시기였는데 형이 그런 말을 하더라. '세상 사람들은 생갭다 너한테 관심이 없어'라고 했다. 형도 이런저런 일이 있을 때 그걸 신경썼는데 관심이 없다더라. 그래서 이번에도 그랬다. 매니저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예민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리턴'의 저를 '아!'하고 떠올리기도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기대감이 있겠나. 별로 관심이 없는 거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나 혼자 그런걸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담감은 내려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사진=iMe 코리아 제공
봉태규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허민기에 대해 '날라리'라는 설정 뿐이었다. 작가님이 실제 직업환경의학과 의사이신데, 그분이 봐왔던 날라리가 아무래도 공부만 해온 분이라 제가 생각한 날라리와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체면을 없애야겠다고 했다. 의사라는 직업의 사회적 분위기가 있지 않나. 그런 권위적 모습들과 체면을 없애고 의사라는 직업을 떼고 캐릭터를 설정했다. 산업재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만나든 재벌을 만나든 의사를 만나든 똑같이 대하는 톤을 유지하는 것에 신경을 썼다. 애드리브나 그런 것들도 즉흥적으로 한 것도 없고, 대본이 나왔을 때 준비를 많이 했다. 드라마 상에서 재미있게 펼쳐진 상황들은 대본상에서 많이 만들어서 보여줬고, OK가 나서 했던 것들이 많다. 즉흥적인 것들은 많이 안했다. UDC안에 다른 배우들도 있었기 때문"이라며 "배우들과 상의를 충분히 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턴' 이전의 20대 때에는 이런 재미있는 캐릭터를 했는데, 한동안 안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이런 캐릭터를 할 수 있을지 생각을 안 하신 분들이 있더라. 그런 부분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그전이라면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잊혀졌으니 부담감을 덜었다. 이번 '닥터탐정'에서는 코믹적인 부분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려면, 감정의 진폭이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민기가 재미있을 때는 아주 재미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게 연기했다. 메탄올 때문에 눈이 먼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감정을 터뜨리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드라마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은 그런 거였다. 그 부분에 대해 분노하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 감독님도 다큐멘터리를 하셨던 분이라, 실질적으로 산업재해나 용산참사 등이 있을 때 현장에서 직접 취재를 하셨는데, 그런 말을 하더라. 그런 분들을 만나면 감정에 기승전결이 없다고. 어느정도 감정이 수위 위로 올라가 있고, 얼만큼 더 터뜨리는지, 아니면 몸이 지쳐서 겉으로 덜 보이느냐의 차이 뿐이라고 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정적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봉태규는 "과거 제가 맡았던 재미있는 코미디도 정말 해보고 싶다. '리턴' 이후에는 그런 역할 자체가 잘 안 들어오더라. '닥터탐정' 때 가끔 코믹이 들어갔는데, 작품의 톤이 있어서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부분을 찍을 때 재미있었다. 진짜 잘 할 자신이 있다. 그런 작품이 들어온다면 정말 또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애정을 가지고 임했던 캐릭터이기에, 허민기의 미래에 대해서도 관심이 컸다고. 봉태규는 "민기는 안타까운 친구다. 승진을 했으면 좋았을 거다. 월급이나 이런 것에 있어서 아쉬워하겠지만, 끝까지 지치지 않고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허민기와 이별했다.

'닥터탐정'을 마친 봉태규는 최근 현 소속사 대표와의 10년 의리를 지키며 아이엠이 코리아(iMe KOREA)와 재계약했다. 이와 동시에 휴식기에 접어들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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