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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한국사회를 비춰볼 수 있는 연극 한편이 무대에 오른다.
뷔히너는 파격적인 언어와 개방형식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 전통을 따르던 당대에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이 작품의 주인공 당통은 이상적인 인물과는 거리가 먼 쾌락주의자로 혁명에 반기를 드는 반(反)영웅적 인물이다. 작품이 발표됐을 당시, 언어가 비속하고 구성이 엉성하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뷔히너가 세상을 떠난 후 생생한 묘사와 힘 있는 언어는 많은 문학가들에게 추앙받았다.
'당통의 죽음'은 프랑스 혁명을 이끌었던 실존 인물 조르주 당통과 로베스피에르의 첨예한 갈등을 다룬다. 특히 열정적으로 주도해온 혁명에 대한 모순을 발견하고 반기를 드는 당통의 모습은 혁명가이기 이전에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의 내용 중 6분의 1 가량은 실제 역사 기록에서 가공 없이 발췌한 것으로 리얼리티를 높여준다.
당통의 묘비명엔 이런 말이 적혀있다고 한다. '이 사람에게 많은 죄악이 있었지만, 최대의 죄악인 위선은 없었다.' 대의를 내세운 위선, 특권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
오랜만에 한국 무대에 오르는 '당통의 죽음'은 리듬감 있는 무대 언어와 음악의 활용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여온 연출가 이수인이 각색과 연출을 맡는다. 이번 작품 역시 라이브 연주 등을 활용해 객석의 몰입을 높인다. 그는 "진지한 화두를 지닌 고전이지만, 관객들이 장황하거나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빠르고 힘 있게 작품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통 역에는 백익남, 로베스피에르 역에 엄태준이 캐스팅되었다. 이원희, 주인영, 홍아론 등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함께 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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