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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지상파, 예능도 한계왔나…자극적 재미↓ 유튜브와 경쟁 안된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9-09-05 15:09


KBS2 '해피투게더4'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제 큰 기대도 되지 않는다."

한 지상파 예능 관계자가 모 예능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한 푸념이다. 프로그램 론칭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예능 시장도 어렵다는 말이다. 드라마 시장을 종편과 케이블에 넘겨준 지상파가 예능까지 위협받고 있다.

최근 지상파의 예능 시청률이 예전만 못하다. 드라마 뿐아니라 예능까지 이렇게 하락세를 탈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많지 않다.

'무한도전' 후 처음 유재석이 투입된 MBC '놀면 뭐하니?'는 방송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평균 시청률 4%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송은 3.6%(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로 첫 방송 후 처음 3%대로 내려앉았다. SBS에서 드라마까지 포기하며 월화극 시간대를 내준 '리틀포레스트'는 최근 시청률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6.8%로 첫 방송을 시작했지만 서서히 하락해 3일에는 4.2%까지 떨어졌다.

KBS2의 간판 예능인 '해피투게더4'는 4%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이름값조차 하지 못하고 2.5%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다시 새 시즌에 돌입할 예정인 '1박2일'은 어떤 평가를 받을지 미지수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MBC '라디오스타'도 6%대 시청률은 '언감생심'이고 '나혼자산다'가 9%대 시청률로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을 뿐이다.

SBS는 '미운우리새끼'라는 걸출한 프로그램이 늘 15%가 넘는 시청률로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지만 다른 프로그램들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처럼 맥을 못추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종편 케이블 예능의 급부상은 그중에 하나다. 지상파 예능 PD들을 대거 수혈한 종편과 케이블이 지상파 예능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을 생산해내고 있다. JTBC는 '아는 형님' '한끼줍쇼' 등이 지상파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을 공략중이다. TV CHOSUN은 '미스트롯'으로 대박을 터뜨린 후 '미스터 트롯'을 준비중이고, '아내의 맛' '연애의 맛' 등의 시리즈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채널A도 '도시어부'의 성공에 고무돼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예능 채널로 시작한 tvN은 이미 지상파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경쟁채널이다. '삼시세끼-산촌편'은 꾸준히 7%대 시청률을 기록중이고 '나영석 키드' PD들의 대약진으로 신선한 예능 브랜드들이 편성표에 채워지고 있는 중이다.


SBS '리틀포레스트'
현장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은 역시 경쟁력이다. 예능 관계자는 "유튜브엔 대중들이 좋아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쌓이고 쌓였다. 이런 콘텐츠는 본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누가 그 시간에 자기 집에 앉아서 TV를 켜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몇단계의 검열을 거쳐야하지만 유튜브 등의 콘텐츠는 그런게 거의 없다. 재미만 추구하면서 점점 더 자극적이 되고 있으니 지상파 예능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은 100만 구독자를 넘어서며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겸TV는 구독자가 348만명에 800만뷰가 넘는 영상까지 등장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연예인들도 유튜브에 적극 뛰어들고 있고, 인기 유튜버도 탄생하고 있다. god 박준형은 200만 구독자를 보유중이고 '선넘규' 장성규와 배우 신세경 등도 유튜브에 푹 빠진 상황이다.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늘 '본거 또 보고' 식의 콘셉트가 등장하는 것이 문제다. 톡톡 튀거나 획기적으로 보이는 콘셉트의 예능이 전무한 상태다. 설날이나 추석때도 파일럿을 선보이지만 정규 편성되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 관계자는 "관찰예능이 인기를 얻으면 '우르르' 관찰예능을 만들어대고, 서바이벌이 인기가 있으면 또 '우르르' 서바이벌 프로그램만 만들어댄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무한 경쟁시대에 들어선 예능 시장에서 지상파 예능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을까.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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