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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생일편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 한국 근현대사 비극을 배경으로 한 멜로물이 탄생했다.
'아이가 다섯' 이후 3년여만에 작품을 맡게 된 김정규 PD는 "임시정부 100주년 등에 맞춰 작년 8월쯤 기획됐다. 결과적으로 묘하게 현재 정치 상황에 맞물렸다.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힘든 시절을 배경으로, 정치색 없는 멜로극"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는 "드라마적 차원에서 과거를 되짚어보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면서 "역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위로와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배수영 작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여주인공이 일본군 위안부 출신인 만큼 관련 인터뷰도 많이 찾아봤다"면서 "그분들의 증언을 드라마라는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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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희가 맡은 김무길과 조수민이 맡은 여일애는 극중 강제징용과 정신대, 연인과의 생이별 등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 이에 대해 송건희는 "울컥하고 가슴 떨리는 작품이었다. 육체적으로 힘든게 오히려 연기에 도움됐다"면서 "징용 관련 인터뷰나 원자폭탄 당시의 자료를 많이 찾아보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조수민도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조금이나마 공감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책임감을 갖고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멜로 호흡에 대해 송건희는 "멜로는 거의 처음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면서 "시대 상황과 별개로 일애를 향한 마음에 포인트를 맞췄다. 조수민과 많은 대화를 통해 좋은 케미를 만들었다"며 미소지었다.
조수민은 2008년 '엄마가 뿔났다' 이후 11년만의 복귀작이자 성인 연기 첫 도전이다. 조수민은 "좋은 작품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어 기쁘다"면서 "대본 리딩부터 송건희와 대사, 동선을 다 맞췄다. 잊으면 안되는 역사다. 그 애틋한 감정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무송은 "작품을 할 때면 '내가 아직 살아있구나' 되새기게 된다. 내 머릿속의 그림이 색깔 있는 영상으로 구체화된 걸 보고 '해냈다'는 생각도 했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송건희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은 없지만, 대본 리딩 때부터 시대를 관통하는 감정을 함께 가져가려고 노력했다"면서 "(송건희가)내 젊었을 때와 비슷한 것 같다. 내 생각대로 잘 움직여준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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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PD는 "전무송 배우의 메소드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술적이지 않은 마음에서 올라오는 열연이 대단했다"면서 "그 슬픔이나 아픔이 작품에 잘 녹아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수영 작가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다음 작품도 잘 쓰실 것 같다. 덕분에 영감을 많이 받았다"면서 "감독은 대본이 좋아야 일할 맛나는 직업인데, 솔직히 일할 맛이 났다. 한씬 한씬, 한줄한줄 공들였다"는 속내도 전했다.
또 "일제강점기를 다룬 만큼 장소 헌팅이나 원자폭탄에 대한 표현이 쉽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생일편지'는 오락 영화나 재난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큐도 아니다. 불필요하게 큰 스케일이나 허장성세를 하고 싶진 않았다. 카메라도 인물 위주로 앵글을 좁혔다. 최대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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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현 KBS 드라마센터장은 "지난번 위안부 소재의 '눈길', 실향민 소재의 '옥란면옥'에 이어 공영방송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이번엔 '생일편지'를 만들게 됐다"면서 "전무송 선생님과 두 젊은 배우가 참여한다. 미모를 포기하고 작품에 녹아들어줬다"고 강조했다. 또 "배수영 작가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노련한 김정규 감독과 만나서 뜻깊고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면서 "시청률보다 의미있는 드라마로서 울림 있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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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감격시대', '아이가 다섯'을 연출한 김정규 감독과 드라마 스페셜 '닿을듯 말듯'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로 호평받은 배수영 작가가 합을 맞췄다.
KBS2 특집기획 드라마 '생일편지'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펼쳐진 첫사랑과 더불어 시대의 고단함을 담은 감동 멜로다. 오는 11~12일 오후 10시, 2부작으로 방송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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