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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인터뷰에는 영화 '기생충'의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한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단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영화 '기생충'의 최고의 비밀병기. 배우 박명훈이 드디어 직접 입을 열었다.
연극과 뮤지컬은 물론 영화 '산다'(2014, 박정범 감독), '스틸 플라워'(2015, 박석영 감독), '재꽃'(박석영 감독) 등 작지만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독립 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온 박명훈. 그가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국내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에서 한번 보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신스틸러이자 숨겨진 비밀 병기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그가 연기하는 근세는 빚쟁이들에게 쫓겨 박사장의 가족들도 모르는 박사장네 대저택 지하실에서 4년간 숨어살고 있는 비운의 인물. 박사장네 입주 가정도우미로 일하는 아내 문광이 몰래 건네주는 음식을 먹고 살던 그는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해고되자 지하실에 방치되고, 몇일 만에 겨우 지하실로 찾아온 문광과 가까스로 재회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거짓말로 아내를 몰아낸 기택 가족 전원과 마주치게 되고 이를 기점으로 영화의 스토리와 분위기는 전혀 예상 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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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숨겨야 하는 촬영이 힘들거나 섭섭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더 짜릿했다. 저희 세트장이 전주종합촬영장에 있는데, 지하 촬영장에 혼자 누워 있어보기도 했다. 혼자 지하에 있을 때도 은밀한 기분이라 짜릿했다"고 말했다.
이어 칸 영화제에 참석하고도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레드카펫에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섭섭하지 않았다며 "칸에 갔을 때도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거기에 있는 여러분들은 저의 존재를 모르지만 저 혼자 즐거웠다. 영화를 본 후 얼마나 짜릿할까 싶었다. 스포트라이트는 제가 받지 못했지만 레드카펫을 밟은 거와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칸, 다음에도 또 가면 된지 않나"며 웃었다.
박명훈은 봉준호 감독과 인연에 대해 묻자 "작년에 '재꽃'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때 봉 감독님이 '옥자로' 한참 바쁘셨을 텐데 저희 영화를 보셨다더라. 감독님이 저희 GV에 모더레이터로 참석해 한 시간이나 진행을 해주셨다. 좋은 이야기도 정말 많이 해주셨다. 저에 대해 오디오 코멘터리도 해주셨다"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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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은 봉준호 감독에게 큰 감동을 받은 사연을 전했다. 모든 출연 배우들 중에서 가장 먼저 완성 영화를 따로 봤다는 박명훈은 "아버지가 폐암으로 몸이 굉장히 많이 좋지 않은 상태다"며 "3월쯤 기술 시사 전에 정말 아주 극소수의 스태프들 빼고 아무도 영화를 볼 수 없는 상영 스케줄이 있었다. 봉 감독님 포함 10명 정도 완전 키 스태프들만 볼 수 있는 자리였는데, 봉준호 감독님이 아버지를 모시고 와 먼저 보여드리자고 제안해주셨다. 정말 정말 감사했다. 아버지가 정말 영화광이시다. 예전에 제가 연극만 했을 때도 아버지는 제가 영화를 했으면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버지가 정말 너무 좋아하셨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아버지한테 효도한 것 같다. 그런데 아버지는 영화를 보면서 중간까지 제가 안 나오니까 불안해 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후반 부분부터 임팩트 있게 나와서 정말 좋아하셨다. 아버지가 다른 가족들에게도 스포일러를 말씀 안하셨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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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임팩트를 주는 인물이니 만큼 부담감도 컸다는 박명훈. "상업 영화도 처음이고 중요한 역할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없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걸 너무 특이하게만 풀려고 하면 뻔한 인물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평범하지만 상황으로 인해 꼬꾸라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송이가 케이크를 먹고 있을 때 근세가 큰 눈을 똥그랗게 뜨고 올라오는 부분 같은 경우는, 아이인 다송이 시선으로 보는 상상의 모습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이 아이는 귀신이라고 생각하니까 조금 더 섬뜩하고 무서워 보일테니 그런 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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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은 극중 부부 호흡을 맞춘 문광 역의 이정은에 대해 "정은이 누나와 2005년에 연극 '라이어'를 같이 했다. 그래서 호흡을 맞추는 게 더욱 편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때 누나가 최고 선배셨다. 그때도 누나가 후배들에게 연기에 대한 열정 배려 같은 걸 정말 잘 보여주셨다. 누나는 정말 한결 같다. 그때도 지금도 정말 후배들에게 따뜻한 분이다"며 "영화가 개봉됐지만 저는 나설 수 없는 캐릭터니까 오히려 누나가 전화도 많이 해주고 그랬다. 더욱 애틋해진 것 같다"며 덧붙이며 웃었다.
그러면서 "저는 감독님이 저한테 역할을 제안해주셨을 때, 강호 선배님 빼고는 캐스팅을 몰랐는데 문광 캐릭터를 보고 왠지 정은 누나 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누나가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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