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전영자 “나 자신 아닌, 이외수 위해 졸혼 선택”

[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소설가 이외수의 부인 전영자 씨가 가족들을 위해 졸혼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1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전영자 씨가 출연해 "결혼 44년 만에 이외수에게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말과 행동으로는 벗어났는데, 만약 그의 건강이 나빠져서 아내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제일 먼저 달려갈 것 같다. 애증은 아직도 남아있다"고 속내를 전했다.

43년이라는 역사가 담긴 부부의 인연을 단번에 끊을 수 없다는 그의 설명이다.

이외수의 순수한 매력에 빠졌었다는 전영자 씨는 "누구에게도 없는 굉장히 순수한 면이 있다. 예를 들어서 처음 데이트 했을 때, 그때만 해도 남자가 없어도 있는 척을 했었다. 대학을 안 다녀도 다닌 척"이라며 "'외수 씨, 점심 좀 사세요'라고 하면 나를 데리고 가서 100원 짜리 가락국수를 사주더라. 음식을 다 먹고 식당에 나갈 때 아주 큰 목소리로 '아줌마 외상!'이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이외수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고 말하며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렇게 이외수에게 마음을 빼앗겨 결혼까지 했지만 돈이 없어 생활이 어려웠다고 전영자 씨는 털어놨다.

그는 "당시 방세가 1천 800원~3천 원 했다. 그걸 못 벌어오더라. 그래서 몰래 친정집에 가면 내 처지를 알고 있던 엄마가 말없이 곳간의 문을 열어 두셨다. 곳간의 쌀을 퍼가라는 것이었다. 그걸 가져가서 원고지, 담배, 연탄 등을 샀다. 방세도 냈다. 한 달에 네 번 정도는 (친정에서 쌀을) 훔쳤다. 그렇게 한 5년을 고생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이외수에게 서운한 감정이 느껴졌다는 전영자 씨.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 내 인생이 이게 다는 아닐 거야. 괜찮은 날이 나를 기다릴거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버텼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살다보니 아이들도 장가를 다 보내게 됐고, 그제야 '내가 지금이 아니면 이 남자에게 못 벗어나겠구나'싶었다. 남편도 내게 쉬어도 된다고 하더라. '그동안 휴일한번 없었는데 몰아서 쉬게 할 테니 3년이고 5년이고 지내다 힘들면 다시와'라고 했다"면서 "처음에는 이혼을 요구했었다. 병원에 갔더니 신장 쪽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신장 이식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다. 남편에게 부담주기 싫어 이혼을 생각하게 됐다. 스스로가 아닌 가족들을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픈 내가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었다.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말하고, 이혼장을 들고 법원에 갔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남편은 이혼 서류를 우편으로 받았고, 깜짝 놀라며 변호사를 고용했다. 그러던 중 이외수에게 전화가 왔다. 그가 그러길 '이혼은 하지 말고 졸혼을 하자'고 하더라. 사실 졸혼이 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영자 씨는 "병원에 자주 다녀야하니 병원이 있는 춘천 근처에서 살고 있고, 남편은 화천에서 거주 중이다"며 "남편과 떨어져 살아도 미련이 없더라"고 덧붙이며 근황을 전했다.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