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들여다 보면 뻔한 로맨스다. 그러나 '남자친구'가 다른 이유는 뭘까.
tvN 새 수목드라마 '남자친구'(유영아 극본, 박신우 연출)은 간단히 말해 '정통 멜로'이자 코미디가 살짝 가미된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다. 일반적인 드라마 속 재벌과 서민 주인공은 만남과 갈등 오해, 주변의 시선 등에 괴로워하지만 결국엔 사랑을 이루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려왔다. 이에 따라 정통 멜로이자 로코 장르인 '남자친구' 역시 이와 똑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 당연해 보이는 것.
그러나 '남자친구'의 로맨스는 일반적인 로코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사실상 '남자친구'는 '젠더역전' 드라마다. 재벌가 남자 주인공과 서민 여자 주인공으로 이어지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호텔 재벌인 여자 주인공과 이제 막 신입사원이 된 남자 주인공이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이에 따라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설정과 에피소드들도 그동안 수없이 봐오던 재벌-서민 로맨스를 그대로 따라가지만, 그 속에서 연기하는 두 배우의 성별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미를 더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지난 29일 방송된 2회에서는 로코에서 지켜봤던 설정들이 다수 등장하며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안전벨트를 해주며 스킨십을 하던 재벌남과 서민녀에서 벗어나 의자 시트의 위치를 바꿔주는 재벌녀와 서민남의 모습 등이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또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남자 주인공을 재벌인 여자 주인공이 직접 차로 데려다 주며 그의 '귀엽게 취한' 모습을 지켜보는 등의 설정 역시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드라마와 동일했지만 이 로맨스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던 점은 남녀 주인공의 성별이 역전됐다는 점이다.
박신우 PD는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남녀의 성별이 바뀐 드라마냐는 질문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장 저에게 중요했던 포인트는 일부러 사람들을 자극하지 않는 이야기라는 것이 좋았다.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드라마의 요소들이 다 있어서 사람들이 보면서 한 번쯤 생각할 이야기들이 요소, 요소에 있다는 것이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 좋았다. 드라마 상에 표현되는 두 사람의 나이차이는 사실은 저희가 가져가려는 포인트도 아니고, 그것 위주로 흘러가려는 인물들도 아니다. 두 사람이 가진 외적인 다양한 차이는 거의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오히려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이 새롭고도 색다른 재미가 뻔한 '남자친구'를 재밌게 만드는 포인트가 됐다.
'로코'의 기본이자 '멜로'의 정점인 위기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지난 방송을 통해 차수현(송혜교)과 김진혁(박보검) 사이의 스캔들이 터진 것. 아직 김진혁의 정체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신분차로 인한 마음 고생이 시작될 것으로 예고되며 시청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를 더하게된 시점이다. '남자친구'의 성역할 반전 로맨스가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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