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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주 만에 퐁당퐁당 상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휴먼 법정 영화 '허스토리'(민규동 감독, 수필름 제작)에 대해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어져 영화계 이목이 집중됐다.
이 청원자는 "'관부재판'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주제로 나라 잃은 힘없는 국민인 우리 할머니들의 위안부에 대한 아픈 역사를 영화로 만든 '허스토리'를 보기 위해 개봉 첫 주인 금요일(6월 29일) 밤 9시께 집 근처 동네의 영화관을 갔지만, 9시부터 12시 사이에는 상영 영화가 없고 심야 시간인 24시에 영화 상영이 된다고 해 그날 다른 영화를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다음 날(6월 30일) 오후 5시에 다른 영화관에 '허스토리'를 관람하러 찾아 갔지만 그 영화관에는 그 시간 이후에는 아예 상영도 하지 않아서 영화관의 횡포로 생각됐다. 이 모든 게 '허스토리'가 개봉된 첫째 주에 있었던 사건이다"고 덧붙였다.
청원자는 "오늘(5일)은 나와 같은 안타까운 경험을 하는 영화 관객이 많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됐고 영화관의 운영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청원을 올린다.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대로 관람하지 못하는 국민과, 문화 예술적 창작물을 잉태하고도 제도적인 문제와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갑질 횡포에 키워보지 못하고 시들게 되어 국가적 문화 예술이 말라서 죽어가는 문제가 없는지 깊이 있는 검토를 청원한다"고 거듭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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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예산의 영화라도 대개 이르면 개봉 3주 차, 늦어도 4주 차에 조금씩 퐁당퐁당 상영이 시작되는 반면 '허스토리'는 관객들 사이에서 꾸준한 지지와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앤트맨과 와스프'(이하 '앤트맨2', 페이튼 리드 감독)의 개봉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스크린수를 빼앗겼다. 결국 2주 만에 퐁당퐁당 상영에 돌입하며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 '허스토리'다. 영화계에서는 퐁당퐁당 상영을 사실상 극장 퇴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허스토리'가 이러한 '앤트맨2' 등판의 최대 피해자가 된 셈이다.
단순히 흥행을 넘어 위안부 피해자들의 현실, 관부 재판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데 의의를 둔 '허스토리'. 이런 '허스토리'의 진정성 때문에 문화계는 물론 교육, 법조계, 정계까지 입소문을 얻으며 흥행 순풍을 이어갈 찰나였지만 갑작스러운 퐁당퐁당 상영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런 '허스토리' 청원 글에 현재(6일 오후 6시 10분 기준) 124명의 동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과연 이러한 극장 갑질, 영화계 고질적인 시스템 문제가 '허스토리'를 통해 변화를 맞게 될지 영화계 귀추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