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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해숙(63)이 위안부 피해자를 연기하면서 겪은 남다른 후유증을 밝혔다.
지난해 9월, 명품 연기로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그려낸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의 나문희에 이어 올해엔 김해숙이 '허스토리'를 통해 감동과 여운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해숙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제(7일) 언론 시사회가 열렸지만 나는 보지 못했다. 보고 나면 뭔가 부족할 것 같았다"고 조심스레 고백했다. 이어 "매 작품 최선을 다해 연기하려고 하는데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또 '이 나이에 이렇게 힘들 수 있는 감정이 있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해숙은 "후유증이 정말 오래 갔는데 약을 먹기 보다는 다른 식으로 극복하고 싶어 여행을 다녀왔다. 다행히 벗어났다. 그래서 더 이 작품을 보기 두려웠다. 영화를 보고 다시 그 감정에 빠진 다는 것도 두려웠다. 열심히 다 했는데 이 작품의 끝을 모르겠다는 아득함도 있었다. 내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모르겠다. 그걸 보는 것 자체가 너무 두려웠다. 내가 혹시 그분들에게 누가 될까 더 두려웠다. 어떤 면으로는 '발연기만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작품은 너무 두려워서 내 모습을 봤을 때 내 자신이 부끄러우면 더 힘들 것 같았다. 보고 나서도 만족한다는 느낌을 드는 게 아니라 부족하다는, 아쉬웠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모든 배우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것 같다. 이게 배우의 숙명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스토리'는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선영, 김준한, 이유영, 이지하 등이 가세했고 '간신' '내 아내의 모든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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