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13년간 562회…'무한도전' 오늘(30일) 종영 '전설이 되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3-31 06:3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오지 않을 것 같은 '그 날'이 왔다. 2018년 3월 31일 '무한도전'이 종영하는 날이다.

2006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해 무려 13년 간 시청자의 곁을 지켰던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을 자차한 멤버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기를 그린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는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합친 시간 보다더 긴 시간 동안 '무한도전'을 만났고, '무한도전'을 보며 성장했기 때문. 시청자들에게 '무한도전'은 매주 토요일 저녁 만날 수 있었던 친구 같은 존재였다.

'무한도전', 그 전설의 시작은 2006년, 정식으로 방송되기 한 해 전인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강력추천 토요일' 속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무한도전'은 '무리한 도전'을 거쳐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도 좋지 않았던 프로그램은 폐지의 기로에 섰고, 이 상황에서 김태호 PD가 새로운 연출자로 메가폰을 들었다.
그리고 나서 '무한도전'에 대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무한도전-퀴즈의 달인'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이 치솟았고 2005년부터는 매주 특집으로 꾸며지는 현재의 '무한도전' 컨셉트를 갖추게 됐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한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재미와 웃음을 전해주는 것을 떠나 의미와 감동을 주는 특집들로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아 갔다. 아이돌 역사 특강 특집을 시작으로 군함도와 우토로 마을을 재조명한 배달의 무도 특집, 도산 안창호의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 냈던 LA 특집 등 잊지 말아야 할 역사에 대해 이야기 했고 선거를 활용한 특집으로 정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으며 환경 오염에 대한 특집을 통해 대중에 경감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여러달을 연습해 댄스스포츠, 에어로빅, 프로레슬링, 봅슬레이, 웹툰 등에 도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장수 예능'의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또한 매년 모든 수익금을 기부했던 달력 제작, 4년에 한번씩 진행했던 고속도로 가요제, 추억의 가수 열풍을 이끌었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못친소, 무한상사, 추격전 등 '무한도전'만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브랜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항상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방송되면서 시청률 하락과 노홍철·길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하차, 핵심 멤버인 정형돈의 건강 악화로 인한 하차, 새 멤버들에 대한 대중의 반감 등으로 끊임없이 위기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런 위기설에도 '무한도전'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위기설에 휩쓸려 휘청대는 대신에 늘 새로운 이야기와 콘셉트로 위기설을 극복했다.

그런 '무한도전'이 30일 방송을 끝으로 13년만에 시청자들과 작별을 고한다. 김태호 PD와 멤버들이 함께 내린 결정이다. 29일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종방연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 이별이 꼭 끝이라는 단정을 짓기 힘들다. 김 PD와 멤버들 모두 시즌2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김 PD는 마지막 방송에 앞서 지난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멤버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돌아오면 물론 좋겠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가 관성으로 '무한도전'을 만들던 게 있었다. 그래서 그것들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해서 멈추게 된거다. 그래서 다시 돌아온다면 탈탈 털렸던 것들을 다시 채울 총알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멤버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방송에서는 어떤 말을 할지, 또 멤버들은 어떤 인사를 할지 관심이 쏠린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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