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추창민 감독 "1200만 '광해' 이후 '7년의밤', 부담 없다면 거짓말"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3-22 13:46 | 최종수정 2018-03-24 10:25


영화 '7년의 밤' 추창민 감독이 22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7년의 밤'은
한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3.2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6년 만에 컴백한 추창민(52) 감독이 2012년 개봉해 1231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9위를 기록한 전작 '광해, 왕이 된 남자'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한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 '7년의 밤'(추창민 감독, 폴룩스바른손 제작). 올해 손꼽는 기대작이자 문제작이기도 한 '7년의 밤'을 연출한 추창민 감독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7년의 밤' 영화화를 결심한 이유와 작품의 연출 의도, 작품에 미처 담지 못한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2011년 출간 2주 만에 베스트셀러 등극, 그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것은 물론 누적 판매 부수 50만 부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7년의 밤'.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탄탄하고 흡입력 있는 서사와 생생한 리얼리티로 스크린에 펼쳐낸 '7년의 밤'은 시사회 직후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전작 '마파도'(05) '사랑을 놓치다'(06) '그대를 사랑합니다'(10) '광해, 왕이 된 남자'(12) 등을 통해 탁월한 캐릭터 메이킹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추창민 감독은 이번 '7년의 밤' 역시 장르를 불문한 작품성과 뛰어난 미장센으로 3월 극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추창민 감독은 1000만 돌파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 이후 6년 만에 '7년의 밤'으로 스크린 컴백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추창민 감독은 본지를 통해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예상치 못하게 1000만 관객의 사랑을 받아 차기작에 대한 부담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지 않나"라며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7년의 밤' 역시 '광해, 왕이 된 남자'처럼 1000만 관객을 돌파하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건 감히 내가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동안 인간의 선(善)에 집중했던 추창민 감독은 '7년의 밤'을 통해 데뷔 이래 최초로 인간의 악(惡)에 파고들어 밀도 높은 스릴러를 만들어 냈다. 한 명의 인물에게만 집중했던 기존 스릴러와 달리 주요인물 각각의 심리를 꿰뚫은 연출 방식으로 차별화를 가진 '7년의 밤'은 기존 스릴러와 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신기원을 열었다. 전작과 전혀 다른, 추창민 감독의 또 다른 연출색이 '7년의 밤'을 통해 드러난 것.

그는 "전작에서 주로 휴머니즘을 다룬 따뜻한 소재의 영화를 해서 이번 작품이 '낯설다'라는 평을 많이 받는다. 특별히 심경의 변화나 변신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이번엔 그저 장르가 달라졌고 이야기가 달라졌을 뿐이다. 나는 주로 인간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감독 중 하난데 전과 마찬가지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지점은 똑같다. 물론 전작에서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이야기를 한 것이고 이번 '7년의 밤'에서는 차갑고 어두운 인간의 이야기를 하게 됐다. 이왕 반대 지점의 인간 이야기를 할 바에 제대로 집중해서 파고들자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인들도 '7년의 밤'을 본 뒤 '영화를 좋게 봤지만 결코 재미있게 봤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하더라. 누구 하나 '잘 봤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원작 자체가 무겁기도 하고 복수극이라는 주제가 있는데 영화도 마찬가지다. 두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특히 어떤 시점이라도 유머를 녹여낼 수 없어 더욱 어둡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물론 관객에게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가려면 곳곳에 유머를 녹여낼 수도 있겠지만 굳이 이 작품에서 그런 친절함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전작들을 통해 많이 해봤고 이번 작품은 시선을 돌리지 않고 정통법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추창민 감독은 ""'7년의 밤'은 소설이나 영화나 쉽게 보면 한없이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반면에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한없이 어려운 작품인 것 같다. 나 역시 어려운 작품이었고 보는 관객도 어렵게 느껴지실 것이다. 불편한 지점들이 있지만 영화가 확실하게 말하고자 하는 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지점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7년의 밤'은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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