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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마더' 원작과 다른 결말, 이보영이 전한 '진짜 모성'의 무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3-16 08:2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마더'가 15일 종영했다.

15일 방송된 '마더'는 진짜 모녀가 된 수진(이보영)과 윤복(혜나, 허율)의 모습을 그렸다. 앞서 수진은 윤복을 유괴한 죄로 체포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2년 간 김혜나에 대한 접근금지명령도 받았다. 2년 뒤 철새 관찰소 가이드로 일하던 수진은 아이슬란드로 오라는 권유를 받지만, 혜나에 대한 그리움으로 망설인다. 그리고 결국 수진은 혜나를 입양하기로 한다. 처음에는 그룹 홈 선생님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수진과 혜나의 마음은 통했고, 현진(고보결)이 쓴 책에 나온 수진과 혜나의 사연을 본 그룹 홈 선생님이 마음을 돌리며 수진은 혜나를 입양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마더'의 결말은 원작과는 다른 것이었다. 원작에서는 납치 혐의로 체포된 스즈하라 나오(마츠유키 야스코)가 집행유예로 풀려나지만, 미치키 레나(아시다 마나)는 보육원에서 살게 된다. 나오는 레나에게 스무 살이 되면 다시 만나자는 편지를 남겼고, 마지막 엔딩에서는 두 사람이 재회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국내판 '마더'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던 원작보다는 좀더 따뜻한 판타지를 꿈꾸며 막을 내린 것이다. 원작과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시청자는 물론 원작 팬까지 '마더'의 각색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심한 마음 고생 속에 살아온 수진과 혜나가 드디어 해피엔딩을 맞는 것으로 많은 위안이 됐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팬들은 이보영의 내공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워낙 '믿고 보는 배우'로 시청자와 탄탄한 신뢰를 쌓았던 배우였지만, '마더'는 그 주제와 분위기가 무척 무거웠던 만큼 이보영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스스로도 "너무나 하고 싶던 얘기였지만 방송 시작 전엔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무서웠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만큼 작품성과 화제성, 배우들의 열연을 고루 인정받은 원작의 무게는 '믿보배' 이보영에게도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보영은 원작과는 또 다른 모성애로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기본 전개의 틀은 같았지만 그 안에서 보다 따뜻하고 강인한 모성을 보여주며 아동학대의 비참한 현실과 '진짜 모성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일깨운 것이다. 남자에게 버림받는 게 무섭다는 이유로 친딸을 방치한 생모와 달리 수진은 갖은 고난 속에서도 혜나를 품었다. 그가 혜나를 끌어안는 방식은 독특했다. 연민과 동정으로 아이를 바라보지도 않았고,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 취급하지도 않았다. 동등한 인격체로 아이를 받아들이고 친구처럼, 인생의 파트너처럼 존중해줬다. 이러한 수진의 모습은 자식을 낳는 것과 상관 없이 '진짜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마더'는 아동학대 문제에도 경종을 울렸다. 최근 '어금니 아빠' 사건을 비롯해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가학적 범죄가 증가하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마더'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아동 학대의 어두운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러나 자극적이지 않게 그려내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힘들고 보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이를 외면하지 않고 관심을 가져야 자라날 새싹들을 지켜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보영의 열연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이에 '마더'의 시청률도 차츰 상승했다. 1월 24일 2.95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던 작품은 방송 6회 만에 4%대까지 시청률이 상승했다. 그리고 15일 방송된 최종회는 평균 5%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더' 후속으로는 아이유(이지은) 이선균 주연의 '나의 아저씨'가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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