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세영 "고혹적 '아사녀' 연기, 성혁 '하선녀' 참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3-07 12:1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화유기'를 끝마친 배우 이세영을 만났다.

1996년 아역배우로 데뷔해 주목받았다. SBS '형제의 강'(1996)을 시작으로 MBC '대왕의 길'(1998), '온달왕자들'(2000) 등을 거쳤고 MBC '내 사랑 팥쥐'(2002)에서는 장나라의 아역을, '위풍당당 그녀'(2003)에서는 배두나의 아역을 맡았으며 이후 SBS '술의나라'(2003)을 통해 김민정의 아역, MBC '회전목마'(2003)를 통해 장서희의 아역을 맡았다. 같은 해 '대장금'에서도 활약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아역배우로 활동을 이어가던 이세영은 대학 입학 이후 성인 연기자로서 발돋음을 했다. 채널A '총각네 야채가게'(2011) 등에서 활약했으며 KBS2 '대왕의 꿈'(2012)을 통해 천관녀로 분하며 '잘 자란 아역'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SBS '결혼의 여신'(2013)과 OCN '뱀파이어 탐정'(2016) 등에서 특히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으며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2016)을 통해 현우와 '아츄커플'로 활약, 메인 커플 못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화유기'를 통해 1인 3역을 선보였다.

이세영은 '화유기'에서 아이돌 연습생인 정세라와 좀비소너 진부자, 그리고 아사녀까지 세 개의 배역을 모두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았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 사이에서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준 바 있으며 코믹한 모습부터 사랑스러운 모습, 그리고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아사녀의 모습까지 선보이는 등 쉽지 않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연기했다는 평으로 20대 여배우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화유기'를 마친 이세영의 마음은 시원섭섭하다. 자신이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는 얘기였다. 좀비 연기에서부터 아사녀의 고혹적인 매력까지 1인 3역을 해낸 이세영은 좀비 액션에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다. 좀비의 움직임이나 연기에 시청자들이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얘기였다.

"걸그룹 연습생을 할 때에는 제가 막 춤을 잘 추고 가요나 걸그룹 음악을 잘 몰라서요. 누가 봐도 열심히는 하는데 이상해보이고 흑역사를 남길까봐 거의 좀비 움직임도 그렇고 사실 저는 좀 제가 제일 바빴어요. 좀비 움직임도 해야 하는데, 선생님 전화기 붙들고 살고요. 걱정과 불안 속에 초조하고 그랬죠. '저게 무슨 좀비냐' 이런 소리를 안 들어서 다행이고요."

걸그룹 연습생 역할을 하면서 '픽미'를 야무지게 췄던 이세영이지만, 촬영 때에는 몸치라 고통받았다고. 특히 좀비 역할을 보여줄 때에는 더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픽미도 다른 분들은 쉽게 하실텐데 제가 몸치라 힘들었거든요. 촬영을 할 굥도 갑자기 액션을 하니까 몸이 안 움직이고.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요. 픽미랑 좀비춤이랑 좀비 무빙이랑, 또 그것과 별개로 캐리거가 인간화되고는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그게 좀비 기간이 짧다 보니까 너무 완성도가 낮게 나오지 않으면 좋겠어서. 방송 끝날 때까지 막 신나서 한다기 보다는 부담과 압박도 심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민폐를 끼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시원섭섭한 거 같아요. 선배님들도 많으시고, 누를 끼치면 안된단 생각이 컸던 거 같아요."


이세영은 좀비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좀비춤'을 배웠다. '부산행'을 만들었던 감독에게 배웠다는 설명. 연습실에서도 연습하고 현장에서도 '부산행'의 좀비춤을 만든 안무 감독에게 연락하며 계속해서 노력을 해왔단다.

"좀비춤이란 거를 처음으로 만든 선생님이 계세요. 부산행에서도 움직임을 다 가르치시고 공연도 하시는데 좀비 움직임도 다 선생님께서 해주셨어요. 그분이 제일 처음 만든 분이셔서 현장에서도 '지금 이거 좀비 같아요?' 이렇게 계속 여쭤봤어요. 매일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안될 때는 문자로, 상황이 현장에서 바뀌었는데 어떻게 하면 괜찮을지. 또 좀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꺾인 모양이나 그런게 식상하고 많이 본 동작이 아니면 좋겠다 싶어서,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제가 못 살릴 수 있으니까요."

좀비연기에서는 좀비춤의 도움을 받았다면, 고혹적인 아사녀를 연기할 때에는 성혁이 연기한 하선녀의 도움을 받았다고. 실제로도 현장에서 "예쁘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이세영은 성혁에게 섹시한 연기를 배우며 아사녀를 소화했다고 밝혔다.

"성혁오빠는 하선녀를 어떻게 할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1인 2역을 리딩 때 처음 알았어요. 흔히 생각하면 여장하고 연기한다고 하면 흔히 생각되는 게 있잖아요. 그런데 차분하게 하시고, 묘하게 섹시한 느낌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렇게 연기를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부자가 슬픈 연기를 할 때 감정이 깨질 수 있었는데 오빠가 너무 잘 해주셔서 저도 자애로운 하선녀님을 대하듯이 연기를 했어요. 가발이 막 티가 난다고 하시던데 저는 또 그게 너무 예쁜거예요. 오빠도 렌즈도 끼고 노력을 하셨더라고요. 고혹적 느낌도 있어야 하고, 차분하고 여유로운 모습이어야 하는 거예요. 악역이 발끈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여유가 있으면서 은근히 섹시한 이미지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하선녀님 연기할 때 어떻게 하느냐. 오빠가 고혹적 느낌이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 그런걸 하선녀님한테 물어봤어요. 남자 배우인 성혁 오빠한테 아사녀일 때 특히 많이 물어봤던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세영이 생각하는 '화유기' 미모 1위도 하선녀다.

"저는 하선녀님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썩어 있었고, 저랑 삼장이랑 찾아갔을 때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연서언니랑 순위를 다투고 공동 1위의 예쁨이라고 생각해요. 하선녀님. 오빠가 치마를 입었는데도 다리에 알도 없고 예쁘더라고요. 저는 키가 크지 않으니까 길쭉한 몸이 부러웠고요. 하선녀 님 멋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진부자'와 '아사녀' 또한 이세영의 사랑을 받은 두 캐릭터였다. 매력적인 아사녀와 애정이 가는 진부자를 동시에 연기하며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단다.

"제대로 연기 보여드릴 수 있는건 아사녀일 때라고 생각을 했어요. 배우로서 욕심은 그랬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애틋한 캐릭터는 부자 같아요. 너무 착하고 맑고 순수한 친구예요. 부자가 굉장히 슬프게 사라져야지 아사녀가 뒤통수를 치는 게 강할 거라고 생각해서요. 그래서 몰입했는데, 대본을 보니까 너무 불쌍하게 나오는 거예요. 처음에 수정고가 나오기 전에 이동하면서 대본을 봤는데 오열하면서 봤어요. 저만 울더라고요. 연기할 때도 아사녀를 연기할 때에도 팔계를 처음에 봤을 때는 아사녀의 몸에 부자가 있듯이 이세영 안에서 부자가 '저팔계님 저 여기에 있어요!'이런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리허설 하면서도 울고 부자가 사라졌을 때 되게 많이 울었어요. 부자가 사라졌을 때."

한편 한편 최근 종영을 맞은 '화유기'는 고대 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 퇴폐 악동 요괴 손오공과 고상한 젠틀 요괴 우마왕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퇴마극이며 주인공인 손오공(이승기)과 삼장의 피를 갖고 태어난 진선미(오연서)의 러브스토리가 주요 뼈대를 이뤘다. 이세영은 '화유기'를 마친 뒤 오는 4월 개봉하는 영화 '수성못'의 주연으로 스크린 활약을 이어간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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