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새로운 월화극 전쟁이 시작됐다.
KBS2 '란제리 소녀시대'와 MBC '왕은 사랑한다'가 종영하고 9일 KBS2 '마녀의 법정'과 MBC '20세기 소년소녀'가 첫 선을 보였다. 이로써 월화극에서는 SBS '사랑의 온도'와 '마녀의 법정', '20세기 소년소녀'가 새로운 시청률 전쟁을 벌이게 됐다. 1라운드 승자는 '사랑의 온도'였다. 9일 방송된 '사랑의 온도' 13,14회는 9.3%, 11.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11,12회(6.7%, 8.4%)보다 꽤 상승한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마녀의 법정' 1회는 6.6%, '20세기 소년소녀' 1,2,3,4회는 4.2%, 3.9%, 3.5%, 3.1%의 시청률에 그쳤다.
'사랑의 온도'가 2배 가까운 격차로 경쟁작을 따돌리며 월화극 1위 자리를 지켜내긴 했지만, 아직 시청자는 월화 삼파전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바로 미녀들의 인생캐릭터 대결 때문이다.
'또 오해영'의 오해영으로 '로코퀸'에 등극했던 서현진은 '사랑의 온도'를 통해 일찌감치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서현진은 극중 이현수 역을 맡았다. 이현수는 연하남 온정선(양세종)과 듬직한 사랑꾼 박정우(김재욱)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다. 서현진은 사랑스럽고 보호본능을 자극하지만 속 시원하게 할 말도 하는, 캔디형 사이다 캐릭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디테일한 감정 연기와 또랑또랑한 딕션을 뽐내며 온정선과의 가슴 떨리는 연상 연하 로맨스와 박정우와의 키다리 아저씨 로맨스를 동시해 구현해냈다. 서현진의 안정적인 연기 내공에 힘입어 양세종과 김재욱은 마음 놓고 각자의 매력 대결을 할 수 있었고, 시청자는 두 가지 컬러의 로맨스에 흠뻑 빠져들게 됐다.
그에 맞서는 정려원과 한예슬도 각자의 인생 캐릭터를 꺼내 들었다.
정려원은 특유의 걸크러시 매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정려원은 앞서 '샐러리맨 초한지'의 백여치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난 바 있다. 백여치는 안하무인 욕쟁이 술고래 재벌 딸이다. 그러나 타고난 지략으로 원수를 배로 갚고 비리를 파헤치는 사이다 여주인공이자, 유방(이범수)을 향한 걸크러시 연정을 보여주는 츤데레 캐릭터로 시청자를 웃음 짓게 만들었다. 정려원은 이러한 걸크러시 츤데레 매력을 업그레이드 시킨 마이듬으로 컴백,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마녀의 법정'에서 정려원이 맡은 마이듬은 잘 나가는 에이스 검사로 강한 승부욕과 정의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번번히 출세 기회를 잡지 못하다 부장 검사(전배수)의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면서 여성아동범죄전담부로 좌천된다. 정려원은 불의를 참지 못하고 제 할말은 다 해야 하는 마이듬 캐릭터를 맡아 강렬한 걸크러시 매력을 뽐냈다. 꾸미지 않은 내추럴한 모습으로 워커 홀릭 검사의 면모를 표현, 리얼리티를 강조했고 까칠한 카리스마 연기로 최고가 되기 위해 달려나가는 마이듬의 성격을 표현했다. 이러한 정려원의 활약에 시청자는 앞으로 여성아동범죄전담부에서 마이듬이 보여줄 사이다 공격에 대해 기대를 갖게 됐다.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 이후 11년 만에 사랑스러운 푼수 연기를 꺼내 들었다. 2006년 방송된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안나 조) 역을 맡은 한예슬은 도도하고 까칠한 재벌녀부터 기억도 개념도 상실했지만 그만큼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영혼을 간직한 푼수 캐릭터까지 자유자재로 그려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온 얼굴이 짜장 범벅이 되도록 먹방을 선보이는 한예슬 표 푼수 코믹 연기에 시청자는 큰 호응을 보냈고, 이 드라마는 한예슬의 인생작으로 꼽히게 됐다.
'20세기 소년소녀'의 사진진은 이러한 나상실과 안나 조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다. 사진진은 겉보기엔 화려한 인생을 사는 도도한 톱스타이지만, 실상은 모태솔로에 친구들과 소소한 수다 타임을 갖는 게 더 행복한 인물이다. 성 스캔들로 위기를 맞았을 때도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었고, 그래서 당당하게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이 캐릭터를 통해 한예슬은 깍쟁이 톱스타의 모습부터 과하지 않은 백치미와 특유의 러블리함까지 보여주며 인생 캐릭터 경신을 알렸다.
이렇듯 대한민국 대표 미녀 세 사람은 각자의 인생 캐릭터로 진검 승부에 나섰다. 1라운드는 '로코퀸'에서 '멜로퀸'으로 거듭난 서현진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이제 본격적인 싸움의 서막이 오른 만큼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입증할 배우는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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