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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송해'란 이름은 두 글자만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100세를 바라보는 데뷔 70년의 방송인이자, 국내 최장수 방송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을 이끌고 있는 인물. 그가 방송과 가요계에 미친 영향력은 짐작조차 어렵다. 수많은 가수들이 그의 프로그램에서 탄생했고, 많은 후배들이 '제 2의 송해'를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6일 오후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는 제 1회 송해 가요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리고 이 행사는 올해 열린 각종 연예계 공식석상 중 '최악'으로 불릴만 했다.
오후 1시 30분에 행사 시작 예정이었지만, 기자들의 간담회장 출입은 1시 25분에서야 '허락'됐다. '내빈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5분만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노트북을 연결하고, 질문 사항을 정리할 수 있을 리 없다. 간담회장은 가장 먼저 입장한 기자조차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았고, 거의 모든 자리가 '내빈'들에 의해 채워져 있었다. 사회자는 크게 웃으며 "기자들이 생갭다 많이 왔다"며 웃었다. 결국 내빈들 사이에 간이 의자를 놓아 행사가 시작될 수 있었다.
행사에 가장 큰 힘을 실어줄 인물이자 대한가수협회 회장인 김흥국은 불참했다. 불참의 이유조차 알리지 않았다. 더 황당한 것은 기자간담회의 본질인 '질의 응답시간'이었다. '기자간담회'라는 현수막이 붙었지만 '간담'이 없었다.
송해 본인과 내빈들이 돌아가며 인사를 하고 겨우 기자들에게 마이크가 돌아 왔다. 이에 한 기자가 "이 가요제에서 송해 선생님이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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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졸속에 가까운 진행에 놀란 것은 기자들과 송해 뿐 이었다. 행사 관련 정보조차 제대로 얻지 못한 기자들은 어이가 없었고, 사회자는 "보도자료로 보시면 되니까"라고 말했다. 자신이 '아나운서'라고 말한 그는 과연 기자간담회가 가요제 최고의 홍보의 장임을 모르는 것일까. 그가 말한 '보도자료'는 작성자의 수준이 의심되는 '대략'만이 적혀 있었을 뿐, 기사에 쓸 수 있는 정보를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내빈들이 박수를 치며 행사를 마감한 가운데 안절부절한 것은 송해 뿐이었다. 그는 간담회가 성급하게 마무리된 점을 안타까워하며 연신 사과의 말을 전했고, 내빈들은 간담회장에 인사를 온 '신인 걸그룹'과 기념사진을 찍기 바빴다.
기자간담회의 기본조차 모르는 이들이 '송해 가요제'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 까. 누가 '송해'라는 아까운 이름을 이들에게 줬을까.
더 크고 성대하며, 프로다운 매끈한 진행으로 값진 브랜드로 키워나갈 수 있을 지 의심된다.
한편 '제1회 송해 가요제'는 9월 3일 예선을 시작으로 9월 10일 추가 예선을 진행 할 예정이며 총 18팀의 합 9월 17일 광화문 광장 특설무대에서 본선을 진행한다. 대상자에겐 500만원의 상금을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200, 100, 5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한 모든 수상자는 음반 취입 및 대한가수협회 인증서를 받게된다.
ssale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