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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류승완(44) 감독이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부담함을 외치던 내가 직접 논란을 일으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13)으로 71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첩보 액션 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세웠고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와 유쾌하고 짜릿한 재미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베테랑'(15)을 통해 1341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관객으로부터 '믿고 보는 연출'로 꼽혔다. 이렇듯 '군함도'는 '충무로 흥행킹' 류승완 감독이 선보이는 여름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것.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 징용을 당했던 군함도의 숨겨진 역사를 모티브해 새롭게 재창조한 팩션 시대극 '군함도'는 총제작비 200억원이 투입된 충무로 판 블록버스터로 올여름 첫 번째 텐트폴 영화로 스크린에 상륙했다. 개봉 당일 예매율 70%, 예매관객수 60만명에 육박하는 수치를 드러내며 역대 한국영화 최대 예매량 기록을 거둔 것은 물론 첫날 9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개봉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갈아치웠다. 여기에 개봉 2일 만에 100만, 3일 만에 200만, 4일 만에 300만, 5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일 신기록 행진을 펼치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을 일으켰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류승완 감독은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나의 입장이 뜻뜨미지근 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평소에 보인 행보와 원칙이 있는데 예상치 못한 논란이 불거져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영화계 10년도 더 된 문제다. 매 시즌 논란이 되고 있다. 내가 송구스러운 지점은 마침 내가 만든 영화가 이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민망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시원하게 말하자면 과도한 시장경쟁 체제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원칙적으로 세상에 만들어진 모든 영화들이 관객들이 만나야 할 고유의 가치가 있다. 관객도 다양한 영화를 만나야 한다. 나 조차도 보고 싶은 영화가 있는데 극장에서 걸어주지 않으면 짜증난다. 개인적으로는 정책적으로 스크린 확보에 대한 리미트를 정해서 이 논쟁을 끝냈으면 좋겠다. '군함도'가 그 논쟁의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그것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류승완 감독은 "이렇듯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불필요한 논쟁이 영화계에서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 개봉에 앞서 이번에도 우려를 많이 했다. 나 역시 생각도 못한 일이지만 나뿐만 아니라 배급사, 제작진도 당황했다. 현실적으로 감독은 배급 상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나도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안타깝고 당황스러웠다. 마음이 무거웠다. 나 조차 정상정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나인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오면서 심정이 어떻겠나. 정책적으로 기준치가 정해졌으면 좋겠다. 영화를 만든 감독이나 제작진, 관객들이 더는 이것에 대한 피로감이 없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명 조선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가세했고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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