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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혹성탈출: 종의전쟁' 이토록 완전하고 눈부신 3부작의 완성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8-01 09:0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가장 눈부시고 아름답고 강력한 시리즈의 피날레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혹성탈출' 리부트 트릴로지의 완벽한 마지막을 선물했다.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가족과 동료들을 무참히 잃게 된 유인원의 리더 시저와 인류의 존속을 위해 인간성마저 버려야 한다는 인간 대령의 대립, 그리고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한 유인원 사이에서 벌어진 종의 운명을 결정할 전쟁의 최후를 그린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하 '혹성탈출3', 맷 리브스 감독).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파크몰에서 열린 국내 첫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에 이어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작품.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는 '고전 명작의 리부트는 위험할 것'이라는 항간의 우려를 뛰어넘고 1편부터 탄탄한 스토리와 환상적인 기술력으로 전 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빼앗았다. 특히 '평화와 공존'을 담은 메시지는 거대해진 스케일을 단단히 받치며 이 리부트 시리즈가 단순히 볼거리만 채워주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그 이상의 작품이라는 걸 증명해 보였다.
이전 작품이 열대 우림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내며 기술적 도약을 이루었다면 이번 작품은 광활한 설원을 배경으로 비주얼 혁명에 정점을 보여준다. 맷 리브스 감독은 사상 최초로 블루스크린 앞이 아니라 실제 거대한 설원 속에서 모션캡쳐 촬영을 진행하며 진짜 세계를 담아내고자하는 야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유인원들의 섬세한 털 사이사이에 흘러내리는 눈송이이 털 끝 에 달린 얼음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더욱 단단해진 컴퓨터 그래픽과 스케일만큼이나 캐릭터들은 더욱 입체적으로 변했다. 이전 시리즈에서 유인원들에 대한 애정, 강력한 카리스마와 판단력으로 유인원을 이끌었던 리더 시저는 이번 작품에서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겪고 난 후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비를 강조했던 이성적이고 현명했던 그는 가족을 해친 대령(우디 해럴슨)을 향한 분로로 인해 방향성을 잃어버린 자기 자신에게서 그토록 미워했던 코바의 모습을 보게 되고 더욱 갈등한다.
반면 시저와 대립각을 세우는 대령은 다소 평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대령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인류를 재앙에 빠트린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은 인간 공동체를 이끈다. 하지만 인류의 생존을 위해 그가 택한 방신은 여러 영화에서 등장했던 다른 악당들과 마찬가지로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이를 연기한 우디 핼러슨의 카리스마와 무게감은 대령이라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영화 말미 그려진 최후의 순간에서 보여준 처연한 눈빛은(스포일러상 제대로 언급할 수 없지만) 굉장히 인상적이다.

영화의 가장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야기는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시저로 대표되는 유인원과 대령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대립이다. 영화의 부제 그대로 '종의 전쟁'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단순히 두 집단의 대립에서 벗어나 점점 퇴화하는 인간들과 그런 인간들을 보고 두려워하는 또 다른 인간들이 서로에게 총구와 칼끝을 겨누는 모습을 통해 갈등의 원인은 단순히 종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생존과 갈등, 전쟁 등 무거운 이야기를 다룬다. 극을 이끄는 시저 또한 어마어마한 아픔을 겪고 시종일관 비장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마냥 무겁고 어둡지만은 않다.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이자 시저가 이끄는 공동체에 속하지 않는 새로운 유인원인 '나쁜 유인원'(배드 에이프)은 익살스러운 표정과 어깨 너머로 습득하게 된 언어의 사용으로 웃음을 자아내며 관객의 긴장감을 덜어준다. 그가 털모자에 패딩 조끼까지 갖춰 입고 등장할 때나 동그란 구멍 사이에 얼굴만 빼놓고 큰 눈을 꿈뻑꿈뻑할 때 관객들은 웃지않고 버틸 수 가 없다.

나쁜 유인원이 코믹함으로 영화의 무게감을 덜어줬다면 버려진 오두막에서 발견된 신비로운 소녀 '노바'(아미아 밀러)는 희망의 상징으로서 어두운 영화에 빛을 내려준다. 인간들이 바이러스와 점점 똑똑해져가는 유인원들에 대한 공포로 '진정한 인간성'을 잃어가는 와중에 상처받은 시저와 유인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노바의 존재는 대립과 균열로 무너져 가는 집단에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앤띠 서키스, 우디 해럴슨, 스티브 잔, 아미아 밀러 등이 출연하며 이전 시리즈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을 연출했던 맷 리브스가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 러닝타임 140분. 등급은 12세 관람가다. 북미에서는 7월 14일 개봉됐으며 국내에는 오는 8월 15일 개봉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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