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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조작' 남궁민이 '기레기식' 사적 복수에 나섰지만, 범인을 죽음으로 몬데다 배후를 추적할 단서마저 놓치게 됐다.
결국 박응모가 풀려나자 한무영은 분노했다. 그는 권소라와의 통화에서 "법도, 사람도 다 믿어 봤는데 믿을게 못 됐다. 기사는 막혔고, 법은 망가졌고, 게임의 룰이 다 망가졌다. 이제 내 방식대로 한다"며 사적 복수를 결심했다. 한무영은 "약한 사람을 돕는 건 기자에겐 정의가 아니라 상식이다. 기레기만의 방식대로 이 사건 풀어보자"며 회사 대표 양동식(조희봉)을 설득해 허락을 받았다.
한무영은 박응모에게 이용식(김강현)을 가짜 운전기사로 보냈고, 고가도로 위에서 그를 버리고 도망치게 했다. 이어 박응모의 얼굴과 그의 이동경로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박응모는 살인자가 아무 죄값을 치르지 않고 풀려난 사실에 분노한 대중들에 쫓겨 막다른 옥상으로 몰렸다.
결국 박응모의 죽음으로 인해 박응모 사건과 5년전 한철호 사건의 배후를 캘 중요한 단서가 사라졌다. 권소라는 한무영에게 "억하심정으로 기사 쓰면 안된다. 사람 선동하는 게 기자의 본질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넌 사건 본질 흐리는 싸구려 나팔수"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한무영은 "내가 벌인 일 때문에 사람이 죽었어"라며 괴로워했다.
권소라는 박응모 사망의 범인을 만들어내라는 임지태에게 "피의자는 없다. 혼자 발을 헛디뎌 죽은 것"이라며 "조작을 한 보이지 않는 분들께 전해달라. 앞으로 또 뒷배 띄우려면 각오해라. 그땐 제가 자리를 걸고 막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를 전달받은 구태원은 권소라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무영과 권소라, 이석민(유준상) 사이의 얽힐대로 얽힌 관계가 공개됐다. 세 사람은 5년 전 구태원이 조작한 한철호 사건의 피해자들이었지만, 알고보니 권소라는 한철호 사건 뿐 아니라 한무영의 승부조작 사건 담당검사이기도 했다. 권소라는 당시 자신에게 승부조작을 고백하며 "제가 스포츠 길을 선택한 건 정정당당하게 싸우기 위해서지 누구의 개가 되기 위해서는 아니다"라고 순진한 얼굴로 말하던 한무영을 기억했다. 하지만 이후 한무영은 체육계에서 괘씸죄로 찍혀 약물 누명을 썼던 것.
이석민은 한철호 사건 피의자의 당시 약혼녀와 만났다. 그녀는 결혼을 약속했던 피의자를 위한 증언을 재판 직전 포기했던 것. 이석민과 버스에서 몰래 만난 약혼녀는 "돈 때문에 증언을 포기했다. 그는 처음부터 이용만 당했고, 진실을 밝히려다 살해당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똑같은 얘기 다 대한일보 쪽에 말씀드렸고 증거가 될만한 건 다 보내드렸는데, 그 이후로 아무 연락도 없지 않았냐"고 덧붙여 이석민을 경악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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