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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 엘, '신분의 굴레'로 망설였던 안타까운 진심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7-06-16 07:38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다르게...살고 싶었다. 태어날 때부터 메인 굴레를...던지고 싶었다"

'군주-가면의 주인' 엘이 '신분의 굴레'로 인해 밝히지 못했던 슬픈 속내를 고백,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군주-가면의 주인'(극본 박혜진, 정해리/ 연출 노도철, 박원국/제작 피플스토리컴퍼니, 화이브라더스 코리아/이하 '군주') 23, 24회 분은 시청률 11.3%, 13.2%(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 6주 연속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성, 수목극 최강자로서의 굳건한 저력을 드러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죽음을 목전에 뒀다고 판단한 이선(엘)이 그동안 가슴 깊이 묻어왔던 가은(김소현)에 대한 연정과 신분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극중 이선은 편수회로부터 제공 받던 짐꽃환이 든 죽통을 대비(김선경)의 명을 받은 가은이 가지고 가는 바람에 먹지 못했던 상황. 이후 이선은 손등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죽기 직전의 불안과 공포로 괴로워하던 이선은 세자(유승호)를 만나자 "대목이 절 짐꽃환으로 중독 시켰습니다. 왜 이제야 오신 겁니까? 하루도 편히 자 본적이 없습니다. 대목이 짐꽃환을 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조금만 늦어져도, 이대로 죽는 건 아닌 가 매번 조바심이 났습니다"라고 울분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선은 "저하 때문입니다. 제가 이리 보름에 한 번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것도, 꼭두각시 왕이라 손가락질 받는 것도... 모두 저하 때문입니다"라고 외친 후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져 결국 혼절하고 말았다.

겨우 의식을 회복한 이선은 자신의 침소 바깥에 가은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발 밖으로 손을 뻗어 가은의 손을 덥석 잡았던 상태. 이선의 팔에 생긴 검붉은 반점을 보고 놀란 가은은 전하와 똑같은 증상을 보인 아이가 있었는데 죽었다고 조심스레 말했고 이선은 "나도 곧 그리 되겠구나. 어차피 죽을 거라면 참았던 말 한마디 하고 가도 되겠느냐"라고 운은 뗀 후 "연모한다. 내가 널 연모한다"고 그간 전하지 못했던 연정을 터트려냈다.

하지만 가은은 갑작스런 이선의 애절한 연심에 놀라, 전하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 전했던 터. 니가 연모하는 자가 보부상 두령이냐며 묻는 이선의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했다. 이선이 어째서 일국의 왕이 아닌 보부상 두령이냐고 채근하자 가은은 "그분과 전 같은 꿈을 꿉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라고 세자를 마음에 담은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러자 이선은 "같은 꿈을 꾼다...내게도 꿈이 있었는데"라고 눈물을 글썽인 채 예전 마당에 '異線'이란 한자 이름을 쓰며 자신에게 이름을 지어주던 가은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떠올렸다.

이선은 "다르게 살고 싶었다. 태어날 때부터 메인 굴레를 던지고 싶었다. 내게 용기가 있었다면 그 꿈을 누군가에게 얘기 했을 텐데... 그랬다면... 어쩌면 많은 것이 바뀌었을 텐데..."라며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듯 "이리 죽을 줄 알았다면 좀 더 일찍 고백할걸 그랬구나"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뚝뚝 흘렸다. 죽음을 느끼고 있던 가장 마지막에 가은을 향해 애처롭고 가련한 속내를 드러낸 이선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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