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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이슈] 해외 수작 심리극 '슬루스'-'데스 트랩'-'비너스 인 퍼' 잇달아 개막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7-06-04 14:18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다. 더위를 싹 잊게 해줄 스릴 넘치는 심리극들이 잇달아 개막해 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존심과 욕망, 이기심이 뒤엉켜 서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무대를 꽉 채운다. 오로지 대사와 연기만으로 창조하는 놀라운 판타지의 세계, '연극 보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올해에는 '슬루스', '데스 트랩', '비너스 인 퍼' 등 검증받은 해외 수작들이 줄을 잇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슬루스(SLEUTH)'

미스터리 심리극의 거장 안소니 쉐퍼의 대표작이다. 1970년 영국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토니상 작품상을 수상했고, 1972년 영화 '발자국', 2007년 영화 '추적'으로 리메이크됐다. 국내에서도 1970년대 이후 '사랑을 내기에 걸고'란 타이틀로 수차례 공연되어 왔다. 안소니 쉐퍼는 '에쿠우스'로 유명한 피터 쉐퍼의 동생이다.

한 여자의 남편과 그녀의 애인, 이 비정상적인 관계에 있는 두 남자가 주인공이다. 게임과 반전을 통해 개인의 욕망과 내재적 결함을 이야기한다.

유명 추리소설 작가로 자존감이 높아 아내의 젊은 애인 마일로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전형적인 영국 귀족 앤드류 역에 뮤지컬 '비스티', '사의 찬미' 등을 통해 강한 캐릭터를 선보인 김종구와 최근 드라마 '김과장'을 통해 얼굴을 알린 정동화가 더블 캐스팅 되었으며, 가난한 무명 연극배우로 순수한 인물 같지만 돈과 여자를 좋아하고 자신이 당한 일은 복수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유태인 마일로 역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정동화, 대학로의 젊은 피 정문성이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연출은 문삼화가, 각색은 요즘 가장 핫한 극작가 오세혁이 맡았다. 지난 2일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개막했다. 7월 23일까지.


'데스 트랩'


1978년 극작가 아이라 레빈이 발표한 '데스 트랩'은 그해 토니상에서 최우수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으며, 크리스토퍼 리브, 마이클 케인 주연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2014년 국내 초연 당시 전체 객석 점유율 85%, 2015년 주말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하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코네티컷의 한 저택을 배경으로 한때 유명한 극작가였던 시드니 브륄과 그의 제자 클리포드 앤더슨이 '데스 트랩'이라는 희곡을 차지하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작품 속 이야기 장치 '데스트랩'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반전과 서스펜스에 담는다.

한때 유명한 극작가였으나 연이은 실패로 아내와 함께 귀향해 은둔 중인 시드니 브륄 역에는 김수현과 강성진, 김도현이 캐스팅됐다. 존경하는 극작가 시드니 브륄에게 '데스 트랩'이라는 희곡을 써서 보낸 작가 지망생 클리포드 앤더슨 역에는 배우 김찬호와 이충주, 그리고 문성일이 출연을 확정했다.

남편 브륄을 위해 헌신하는 아내 마이라 역에는 서지유 김화영, 영적 초능력을 가진 유명한 심령술사 헬가 텐 도프 역에는 한세라 정다희, 굼뜬 행동거지와 달리 예리한 판단력을 가진 시드니 브륄의 변호사 포터 밀그림 역에는 정재원 정재혁이 나선다. 오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


◇'비너스 인 퍼(Venus in Fur)' 브로드웨이 공연 포스터. 이미지제공=달컴퍼니
'비너스 인 퍼(Venus in Fur)'

'마조히즘'이라는 말의 유래가 된 L.V 자허마조흐(1836~1895)의 소설을 극작가 데이비드 입스와 뮤지컬 '시카고'로 토니상을 받은 연출 겸 안무 월터 바비가 무대에 옮겼다. 권력이 갖는 힘을 에로틱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낸 2인극으로 국내 초연이다. 2010년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2011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가장 섹시하고, 가장 재미있고, 가장 칭찬받는 새로운 연극'이란 호평을 들었다.

오디션장을 배경으로 연출가와 여배우가 각자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모습을 세련되고 섹시하며, 코믹하지만 어두운 모습으로 그린다. 현대가 배경이지만 극 중 대본 속의 '쿠šœ스키와 두나예브', 그리고 신화 속의 인물 '비너스'를 절묘하게 뒤섞어 권력의 힘에 따라 변하는 그들 각자의 모습을 에로틱하게 보여준다. 고대, 근대, 현대를 오가며 현실과 환상의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극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멍청한 여배우들을 극도로 싫어하고, 여배우들에게 모욕감을 줌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주장하는 새디스틱한 연출가인 토마스 역에 이도엽 지현준, 토마스가 쓴 작품을 'SM 포르노'라며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 상대역을 강요하는 당돌한 여배우 벤다 역에 방진의 이경미가 나선다. 7월 25일부터 8월 2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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