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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tvN 최초 SF 추적극 '써클 : 이어진 두 세계'에서 보여준 여진구의 존재감과 연기력은 명불허전이었다. 시청률 역시 기대감을 높이며 '믿고 보는 배우' 여진구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파트1:베타프로젝트'의 김우진을 연기한 여진구는 묵직하면서도 깊은 감정선을 생생하게 살린 연기로 시종일관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했다. 어린 시절 외계인을 믿었던 소년은 현실주의자 김우진(여진구 분)으로 성장했다. 장학금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생들의 단체 시험 거부에도 홀로 시험을 보고, 각종 알바를 전전하며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생계형 수석. 그런 우진이 외면할 수 없는 단 한 사람, 쌍둥이 형 김범균(안우연 분)이 가석방 되면서 우진의 삶에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살길 원하는 우진의 바람과 달리 쌍둥이 형 범균은 그를 속이면서까지 여전히 외계인을 쫓고 있었다. 이를 두고 갈등을 겪는 우진과 범균 형제 앞에 10년 전 외계인과 꼭 닮은 미스터리한 여인(공승연 분)이 나타나면서 긴장감이 증폭됐다.
여진구는 특유의 선 굵은 연기로 '파트1'을 이끌었다. 타인의 일에 무심하고, 냉정하며, 이기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생계를 위해 타인의 손가락질을 감수하는 우진을 연기하며 한층 날카롭고 시크한 매력을 발산했다. 무엇보다 섬세하고 풍부한 감정연기는 다소 낯선 소재의 '써클'에 현실감과 몰입도를 불어 넣었다. 출소 후에도 외계인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을 보며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은 그야말로 여진구의 진가를 제대로 느낀 명장면. 형을 끌어안고 "나 그동안 힘들었어. 형이 필요해"라며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고 그냥 내 옆에 있어달라"며 상처입고 외로운 우진의 감정을 단번에 토해내며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편, '파트1' 김우진과 김범균 앞에 10년 전 외계인과 꼭 닮은 미스터리한 여인(공승연 분)이 다시 등장하면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0년 후 미래를 흥미롭게 그려낸 '파트2'는 스마트지구에서 과거 유괴사건의 피해자였던 김민지가 살인사건을 벌이면서 일반지구 형사 김준혁(김강우 분)이 사건 해결을 위해 스마트지구에 입성했다. 진실을 향한 이들의 추적극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써클'은 2017년과 2037년 두 시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SF 추적극이다.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 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타임슬립이 아닌, 다르면서도 이어져 있는 두 시대의 이야기가 한 회에 펼쳐지는 '더블트랙' 형식으로 더욱 강렬한 재미를 선사한다. '써클' 2회는 오늘(23일) 밤 10시 50분 tvN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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