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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SNL', '텔레토비' 심은 씨앗 '미우프'로 피었다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4-02 17:56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여의도 텔레토비'에게 이제는 '안녕'을 외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달 25일 시즌9으로 돌아온 tvN 'SNL코리아'가 'SNL코리아'가 돌아온 정치 풍자와 더불어 호응을 얻고 있다. 바로 '미운우리프로듀스101'(이하 '미우프')다.

'SNL코리아'는 미국의 'SNL'의 정식 한국판. 미국의 라이브 코미디쇼 포맷인 이 프로그램이 한국형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데는 정치 풍자 코너인 '여의도 텔레토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여의도 텔레토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대선 후보들을 텔레토비 캐릭터로 패러디해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했다. 당시 욕쟁이 뽀로 활약한 김슬기가 뜨거운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미우프'는 화제의 프로그램인 SBS '미운우리새끼'와 Ment '프로듀스101'을 패러디, 최신 트렌드를 접목해 '여의도 텔레토비'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오디션에 참가한 연습생으로 표현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연습생들은 서로 센터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며, 어머니들이 스튜디오에서 연습생 자녀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며 대화를 나눠 깨알 웃음을 더했다.

특히 투게더 엔터테인먼트 문재수(김민교) 안연정(정성호) 이잼(권혁수), 피플 컴퍼니 안찰스(정상훈), JYD 엔터테인먼트 레드준표(정이랑), 바르다 뮤직 유목민(장도윤) 등 대선 후보들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연습생 캐릭터들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들의 싱크로율 높은 연기와 이슈를 재치있게 풀어낸 스토리가 시청자에 어필하며 'SNL9'의 시청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일 방송에서 '미우프'는 각 정당의 경선을 '그룹 미션'으로 표현하며 웃음을 안겼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홍준표, 호남 지역 경선에서 압도적 득표수를 얻은 국민의당 안철수의 이야기를 센터 경쟁으로 풀어냈다.

레드 준표는 "본선진출에 확정됐다. 그런데 얼마 전 게릴라 콘서트를 했는데 반응이 영 좋지 않았다. 이런데 본선에 나가봐야 초상집 상주 밖에 더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게 다 얼마 전 계약 해지된 여자 선배 때문이다. 춘향인 줄 알았는데 뽑아보니 향단이었다"고 꼬집었다.

안찰스는 "호남에서 실시한 경연에서 표를 많이 받았다. 팬들이 보낸 조공 보이냐. 이게 문재수를 이기라는 호남의 명령 아니겠냐"고 큰 소리쳤고, 문재수는 "제가 호남에서 60% 지지율을 받지 않았냐"고 반박했지만 안찰스는 "나는 64.6%"라며 "문재수를 이길 사람 누구입니까!"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투게더엔터테인먼트 문재수, 안연정, 이잼의 신경전도 그려졌다. 안연정은 문재수가 호두과자를 먹자 "다른 건 몰라도 충남 호두가자를 빼앗긴 건 좀 그렇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지만 문재인은 "한 번 입대면 반은 먹어도 되지 않겠냐"고 대응했다. 이어 안연정과 이잼은 체력단련 미션 때 문재수의 실수를 언급하며 "군필자로서 해선 안되는 실수"라고 분노했지만, 레드준표는 "내가 알기로 둘 두 군대를 못갔다"고 일축했다.

정엔터테인먼트의 심불리가 새롭게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저희 회사가 작다고 제가 센터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시는데 그렇게 단정을 하시면 섭섭하다"며 유목민을 이길 수 있다고 자부했다. 이에 유목민은 "본선 진출은 했는데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위에선 점점 멀어지고 밑에서 심불리가 치고 올라온다"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 풍자가 사라지고 19금 코미디에 집중했지만 '알맹이가 빠졌다'며 아쉬움을 샀던 'SNL코리아'가 '미우프'를 통해 제대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특히 비선실세의 국정논단 파문과 대통령 탄핵, 대선을 앞두고 속을 시원하게 긁어줄 풍자 코너에 대한 갈증이 극에 달했던 상황.

시기 적절하게 등장한 '미우프'는 이제 겨우 2회 방송을 마쳤을 뿐인데 시청자 반응이 벌써 뜨겁다. 대선을 앞두고 '미우프'로 다시 한 번 '여의도 텔레토비'의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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