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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음악 예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복면가왕'이 2주년을 맞는다.
'복면가왕'이 다른 음악 예능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배경에는 '가면'이라는 아이템의 힘이 무엇보다 컸다. 가면을 씀으로서 누구나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고, 승부가 아닌 그의 정체를 맞추는 추리가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무엇보다 음악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고정관념들을 깨는 역할을 했다.
가면을 벗는 순간은 '복면가왕'의 하이라이트로, 청중과 시청자들에게 놀라움과 감탄, 감동, 충격 등 다양한 감정을 선사해 왔다. 매회 많은 반전을 선사했던 '복면가왕' 무대 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순간들을 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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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은 근황의 아이콘으로 전해 내려오던 최민용을 부활시켰다. 공백 10년 만에 최민용이 등장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고, 가면을 벗고 드러난 그의 얼굴을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음악 예능으로 복귀했다는 사실 또한 더 큰 반전이었다. 강산에 '라구요'와 나훈아의 '영영'을 선곡한 그의 감춰둔 노래실력은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겼다.
최민용은 "스스로 부족함을 느껴서 그걸 채운 뒤에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시간이 지나도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꼐 죄송했다"고 말하며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최민용은 '복면가왕' 출연을 발판으로 각종 예능에 러브콜을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우리 결혼했어요' '시간을 달리는 남자2' 등 고정까지 꿰차며 공백이 무색한 활약을 예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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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청강X업텐션 선율 - 성별마저 속였다
'복면가왕 '5대 가왕 결정전에서 밝혀진 '미스터리 도장신부'의 정체는 많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모두가 여자라고 생각했던 그의 성별은 남자였던 것. 바로 MBC '위대한 탄생' 출신 백청강이었다.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로 무대에 오른 백청강은 속삭이듯 시작해 소호력 짙은 목소리로 애절한 감성을 표현했다. 연예인 판정단은 "왁스 노래를 부르니 주주클럽 주다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등 다양한 여자 가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의 정체를 추리했다. 하지만 가면을 벗자 모두가 예상하던 여자가 아닌 백청강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인 줄 알았던 '도장신부'의 정체에 모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후 다시 성별에 속지 않을 것 같은 판정단은 업텐션 선율에게 또 다시 당하고 말았다. 지난해 1월 당시 가왕이던 '여전사 캣츠걸'의 5연승을 저지하기 위해 나선 '경국지색 어우동'은 여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미성과 고음으로 소찬휘의 '티어스'를 소화했다. 하지만 가면을 벗은 그는 파워풀한 신인 보이그룹 업텐션의 선율로 밝혀져 백청강에 이어 또 한 번 판정단을 경악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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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복면가왕'은 예상치 못한 출연자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안방을 뒤집었다. 첫 무대부터 해외 가수이거나 교포일 것이라는 예감을 들게 했던 '과묵한 번개맨'의 정체가 '쉬즈곤(She's Gone)'으로 유명한 스틸하트의 밀젠코 마티예비치임이 드러난 것.
특히 1라운드에서 팝송을 부른 것과 달리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모두 한국 노래를 소화하며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던 그였다. 그는 임재범의 '고해'와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열창, 한국어 가사를 안정적으로 소화해내 가면을 벗은 뒤 그의 정체가 더욱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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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출연한 '수상한 모자장수'는 십센치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로 고운 음색을 뽐내 판정단들 조차 성별을 두고 혼란스러워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궁금증 속에 가면을 벗은 그는 바로 타일러. 성별 뿐 아니라 외국인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 못하게 만든 완벽한 한국어 발음으로 판정단들에게 연속 충격을 안겼다.
많은 프로그램에서 지적인 이미지로 통했던 타일러가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랐다는 점이 또 다른 반전이었다. 타일러 또한 "나를 딱딱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그렇지 않은 면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반가웠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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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또한 그간 방송에서 보여줬던 이미지를 반전 시키는 노래로 화제가 됐었다. 중저음의 음색과 힘이 있는 발성으로 부른 '너만을 느끼며'는 평소 나긋나긋한 말투의 홍석천과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방송가에서 유일무이한 캐릭터와 개성을 뽐내는 그이기에 목소리를 듣고도 전혀 예상 못했다는 것 자체가 안방에 놀라움을 안겼다.
당시 제작진은 "홍석천 씨의 중저음이 반전이었다.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는 무대다. '시청자들이 알까, 모를까' 가슴 졸이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방청객과 판정단이 눈치 채지 않을까 긴장하면서 녹화했다. 그런데 정말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시더라"라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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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의 개코는 '복면가왕'에서 래퍼는 랩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저 양반 인삼이구먼'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한 개코는 장필순 김현철의 '잊지 말기로해'로 섬세한 감성을 표현했다. 또 이문세의 '옛사랑'을 부르며 안정된 가창력을 뽐냈다. 래퍼이기에 노래를 못 부를 거라는 생각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김창렬은 인삼이구먼이 서경석이라고 예상했고, 김구라는 개그맨 심현섭이라고 단언했다. 가면을 벗은 개코의 정체에 판정단은 술렁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이 같은 개코의 반전은 편선과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복면가왕'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개코는 무대를 마친 뒤 "노래를 좋아하고 계속 할 것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고 '복면가왕'에 도전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래퍼 치타 또한 '나랏말싸미'로 출연해 매혹적인 가창력을 뽐냈다. 신촌블루스의 '골목길'을 부른 그는 농염하고도 여유로운 무대로 판정단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복면을 벗은 그의 정체는 치타였고, 예상치 못한 그의 가창력에 판정단은 화들짝 놀랐다.
또한 치타는 보컬리스트가 꿈이었으나 교통사고로 인해 래퍼로 전향한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다음 라운드를 위해 준비했던 김범수의 '슬픔 활용법'을 부르다가 울음을 터트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치타는 "'복면가왕'에 나와서 처음 꿨던 꿈을 이룬 거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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