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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정우(36)가 "스스로 저평가된 배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충격 실화 영화 '재심'(김태윤 감독, 이디오플랜 제작)에서 돈 없고 빽 없는 벼랑 끝 변호사 준영을 연기한 정우. 그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충무로에서 연기파 배우로 활약한 정우는 2013년 방송된 KBS '최고다 이순신'에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은 뒤 그해 tvN '응답하라 1994'로 빛을 봤다. '응답하라 1994'에서 쓰레기 김재준 역을 맡은 정우는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로 특유의 매력을 발산,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응답하라 1994'. 이를 통해 정우는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무명 시절을 오래 겪고 뒤늦게 빛을 본 고진감래 형 배우인 것.
안방극장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정우는 '붉은 가족'(13, 이주형 감독)을 통해 다시 충무로로 발길을 돌렸다. 특히 정우는 '붉은 가족'에서 호흡을 맞춘 김유미(38)와 연인으로 발전, 3년간 열애 끝에 2016년 1월 결혼했고 그해 12월 예쁜 딸을 낳았다. 그는 '붉은 가족'에 이어 '쎄시봉'(15, 김현석 감독) '히말라야'(15, 이석훈 감독), 그리고 '재심'으로 연달아 관객을 찾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 특이한 점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바람'에 이어 '세씨봉'에서 오근태, '히말라야'에서 고(故) 박무택 대원, '재심'에서 박준영 변호사까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유독 많이 선택했다는 것. 충무로 '실화전문 배우'로 불릴 만큼 실화 소재의 영화를 맛깔나게 소화하는 배우 중 하나다. 또한 정우에게 '재심'은 '쎄시봉'의 강하늘(27)과 두 번째 호흡으로 의미를 더했다. '쎄시봉'에서 젊은 오근태 역을 소화한 정우는 젊은 윤형주를 연기한 강하늘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데, 이번 '재심'을 통해 다시 한번 찰떡 케미스트리를 펼쳐 눈길을 끈다.
이날 정우는 '응답하라 1994'로 데뷔 12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것에 대해 "뒤늦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됐지만 단 한 번도 스스로 저평가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바람' 같은 경우는 약 한 달간 14회차로 촬영을 마쳤다. 하루에 100커트 넘게 촬영할 정도로 빠듯했지만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독립영화였음에도 10만명이라는 관객을 모았는데 당시엔 정말 대단한 스코어였다. 물론 당시엔 대단한 스코어로 주목받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관객이 찾아주고 각광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답했다.
이어 "생각해보면 개봉한 지 8년이 된 '바람'인데 아직 관객이 찾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응답하나 1994' 이후 재조명된 작품이기도 했지만 시간이 얼마나 지났건 다시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어 너무 큰 영광이다. 모든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분이 나의 열정이나 노력하는 모습을 기억해주고 사랑해주고 있다. 또한 응원까지 해주셔서 그분들에게 늘 감사하다. 매번 관객들에게 '내 작품을 기억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강요할 수만은 없지 않나? 그런 점에 있어 나는 굉장히 행복한 사람이자 배우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정우는 "배우마다 연기하는 방식이나 표현 방식이 다르지만 누구도 열심히 하지 않는 배우는 없다. 나 역시 현장에서 무조건 즐겁게 연기하려 노력하고 있고 그곳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그런 내 마인드가 영화에 투영돼 관객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재심'도 따뜻함이 묻어난 영화다. 아마도 생갭다 무겁지 않은 영화며 깊은 감동이 있을 거란 자신이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2000년 8월 발생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피살사건을 소재로 한 '재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살인 사건의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뀌고,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와 살인 누명을 쓴 채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남자가 다시 한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우, 강하늘, 김해숙, 이동휘, 이경영, 한재영 등이 가세했고 '또 하나의 약속' '잔혹한 출근'을 연출한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오퍼스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