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도시' 게임 하는듯한 몰입감...배우열연 빛났다(종합)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7-01-31 16:52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1.31/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 감독의 신작 '조작된 도시'가 한국형 범죄액션의 새 장을 열 전망이다.

31일 공개된 '조작된 도시'는 단 3분 16초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범죄액션영화다. 기존 한국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범죄액션 장르는 '클리셰(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을 가리키는 용어)'들로 가득 차 있다. 남자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선혈이 낭자하며 주인공을 밑바닥까지 몰아친다. 시종일관 어두운 가운데 마지막에 예상가능한 반전이 포함된다.

하지만 '조작된 도시'는 기존 범죄액션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구성으로 관객들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극중 지창욱은 단 3분 16초만에 살인자로 조작되고,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풀어 나가는 권유 역을 맡았다. 지창욱은 이 역할을 위해 촬영 수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에서 강도 높은 액션 훈련을 받은 것은 물론, 대규모 카체이싱부터 와이어 액션, 다채로운 격투 장면 등 위험천만한 액션들을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1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조작된 도시'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를 보면서 힘들었던 시간들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며 "나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창욱은 "교도소 신은 정말 많이 맞았다. 그리고 정말 많이 달렸다. 그래서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고민을 하긴 했다. 만화적인 장치들이 보였고 내가 첫 주연작으로 영화를 잘 이끌어갈수 있을까 고민, 불안함이 있었다"면서도 "망설였는데 감독님을 보고 할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전했다.

심은경은 대인기피증 초보 해커 여울 역을 맡았다. 여울은 게임 속에서는 수더분한 성격의 민폐 캐릭터지만, 실제로는 은둔형 초보 해커이자 네티즌 수사대로 뛰어난 해킹 실력을 지닌 인물이다. 철저히 숨겨진 공간에 은둔하며 대화조차 전화를 거쳐야 할 만큼 독특한 개성의 대인기피증 초보 해커 '여울' 역을 맡은 심은경은 역할을 위해 거친 헤어스타일과 스모키 화장, 그리고 핫팬츠 등 강렬한 스타일링으로 외적 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심은경은 "원래 박광현 감독님과 작품을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 받기 전부터 관심이 많았다"고 운을 뗀 후 "내가 먼저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애정이 갔다. 여울 캐릭터도 해커역할이었고 틀에 박히지 않고 신선함이 있어서 여울이의 성격이 나를 사로잡았던 것 같다"며 "한국에서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액션 장르의 영화가 나올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믿고 보는 '봉블리' 안재홍은 이 작품에서 초보 해커 여울(심은경)과 함께 게임 속 리더인 권유(지창욱)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반격에 합류하는 데몰리션 역을 맡았다. 데몰리션은 게임에서는 타겟을 놓치지 않는 정교한 스나이퍼지만, 현실에서는 이제 막 영화 특수효과에 입문한 말단 스태프로 보기와 달리 겁도 많고 어리숙한 인물이다. 조작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강한 의지는 남들 못지 않지만 폭탄 제조와 무기 제작에 있어서 어딘지 2% 부족한 모습으로 매 순간 코믹한 상황을 연출한다.

안재홍은 "팀플레이가 주는 쾌감이 짜릿했다. 실제로 그런 영화를 좋아한다. 크게 쓸모 없는 존재지만 나서야할때는 뭔가 해낸다는게 오히려 희망적이고 짜릿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하며 "재미있던 현장이었고 감사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오락적이고 신선하고 비주류들이 팀플레이로 이뤄나가는것이 쾌감을 느꼈다. 촬영을 하면서도 어드벤처 장르로서의 매력을 흠뻑 느꼈다. 우리가 모두 신나하는게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메가폰은 지난 2005년 개봉, 800만 관객을 동원한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잡았다. 12년만의 컴백이다. 12년 전 그의 작품인 '웰컴 투 동막골'은 흥행 못지 않게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영화다. 이같이 인정을 받는 이유는 정형화되지 않는 이야기와 영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남북 군사들의 화합을 따뜻하게 다룬 스토리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다. 영상 역시 신선해 옥수수 팝콘이 튀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박 감독은 이번에도 "기존 범죄물이 갖는 잔인함이 아닌 경쾌하고 밝으면서 뜻밖에 사건 전개를 통해 한국에서 처음 보는 범죄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밝고 경쾌한 범죄 액션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는 "너무 오랜만에 돌아와서 어떻게 말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누구나 보기 편한 영화 한 편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작된 도시'의 액션 포인트는 만화적 상상력과 게임적 발상의 결합이다. 영화의 포문을 여는 도심 한복판의 대규모 전투 장면은 완벽한 리더로서 FPS 게임 속을 누비는 '권유'의 상상 액션으로, 전투기와 미사일, 시시각각 터지는 폭탄과 와이어 액션까지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한 스케일과 비주얼로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8차선 도로 대규모 카체이싱까지 선보인다. 촬영에만 한 달이 걸릴 만큼 제작진이 공을 많이 들인 추격 액션은 액티브한 볼거리는 물론 그 안에 사건과 인물의 감정변화가 공존해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맥가이버'처럼 부서진 컴퓨터 부품으로 만든 드론 폭탄, 종이로 만든 화살, 파워 엔진을 장착한 개조 경차 등 기존 액션 영화의 범주를 뛰어넘는 신선하고 기발한 소품을 활용해 상상력을 돋보이게 했다.

박 감독의 바람처럼 '조작된 도시'가 이같은 새로운 시디로 전혀 색다른 범죄액션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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