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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테라' 개발사로 알려진 블루홀이 지난 20일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즈(Playerunknown's Battlegrounds' / 이하 배틀그라운즈)의 미디어 사전 체험회를 실시했다.
데이즈(Dayz)나 H1Z1 등과 흡사하지만 제한시간이 30분 가량으로 짧고, 안전영역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좁아져 강제로 유저들을 맵의 특정 구역으로 몰고간다는 점은 이들 게임과 배틀그라운즈의 차이점이다.
실제로 체험한 게임은 국내 온라인게임과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적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제한시간 동안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기에 템포가 다소 느긋한 편이다. 빠른 교전을 즐기는 국내 유저들의 성향과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적의 위치와 아이템 위치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가 없다. '여기로 가서 이걸 하세요' 라고 알려주는 친절함은 기대할 수 없다. 이 역시 국내 온라임게임 유저들에게는 어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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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인 '브랜든 그린'은 '유저가 일일이 반복 플레이를 하며 생존에 적합한 포인트와 교전이 일어나는 과정 자체'가 게임의 콘텐츠라고 말했는데, 국내 유저들보다 해외, 특히 북미와 유럽 등지 유저들에게 적합한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여러모로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어울릴 법한 배틀 그라운즈.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인 블루홀은 해외 시장에 게임을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스팀으로 해외 PC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이후 국내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시장에 더욱 어울릴만한 게임을 스팀에 선보여 PC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블루홀의 계획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행보와 해외 시장에서의 행보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블루홀은 국내에서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테라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온라인게임을 넘어 모바일게임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지만 '테라 밖에 없다'는 평가는 기업 입장에서 좋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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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간담회를 통해 공개된 배틀그라운즈 개발 및 서비스 계획은 블루홀이 이러한 '테라 IP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수순에 돌입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나름의 체질개선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방법으로 단순히 해외시장에 자사 게임을 출시하는 것에 그쳤다면 흔한 '글로벌 진출 선언' 정도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먹힐만한 게임 개발에 착수하고, 그를 위해 해외 개발진을 대거 영입해 북미와 유럽 유저들의 정서를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진작부터 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국산 게임의 글로벌 현지화 수준을 넘어 현지인들이 즐기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 블루홀이 배틀그라운즈를 공개한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신작 발표회라기보다 신규 사업전략 발표회에 가까운 느낌이 강하다.
새로운 전략을 내건 블루홀의 추후 행보와 배틀그라운즈의 해외 성과를 주목해보자.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