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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연초 극장가는 전쟁터같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대격돌을 벌이며 불꽃튀는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너의 이름은' '라라랜드' 등 웰메이드 영화들까지 가세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어보인다. 이 가운데 비교적 작은 영화에 속하는 '조작된 도시'는 아직 개봉일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다른 영화들보다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말이다.
'조작된 도시'는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12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웰컴 투 동막골'은 640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영화다. '웰컴 투 동막골'이 이같이 인정을 받는 이유는 정형화되지 않는 이야기와 영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남북 군사들의 화합을 따뜻하게 다룬 스토리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다. 영상 역시 신선해 옥수수 팝콘이 튀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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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봉블리' 안재홍
배우 안재홍은 영화 '족구왕'과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떠올랐다. 그런 그가 '조작된 도시'에서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 역을 맡아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유쾌한 모습으로 개성 넘치는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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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해커 여울(심은경)과 함께 게임 속 리더인 권유(지창욱)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반격에 합류하는 데몰리션은 게임에서는 타겟을 놓치지 않는 정교한 스나이퍼지만, 현실에서는 이제 막 영화 특수효과에 입문한 말단 스태프로 보기와 달리 겁도 많고 어리숙한 인물이다. 조작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강한 의지는 남들 못지 않지만 폭탄 제조와 무기 제작에 있어서 어딘지 2% 부족한 모습으로 안재홍은 이 작품에서 '재미'를 담당한 듯하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박 감독은 안재홍에 대해 "안재홍만이 지니고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같은 대사를 해도 더 재미있는데다 장난스럽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페이소스가 담겨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게임을 보는듯한 액션신
'조작된 도시'의 액션 포인트는 만화적 상상력과 게임적 발상의 결합이다. 영화의 포문을 여는 도심 한복판의 대규모 전투 장면은 완벽한 리더로서 FPS 게임 속을 누비는 '권유'의 상상 액션으로, 전투기와 미사일, 시시각각 터지는 폭탄과 와이어 액션까지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한 스케일과 비주얼로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 감독은 "게임 속이 아니라 실제 전투에 참여하는 것 같은 체험을 했으면 좋겠다. 게임 같이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 같이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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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맥가이버'처럼 부서진 컴퓨터 부품으로 만든 드론 폭탄, 종이로 만든 화살, 파워 엔진을 장착한 개조 경차 등 기존 액션 영화의 범주를 뛰어넘는 신선하고 기발한 소품을 활용해 상상력을 돋보이게 했다.
한편, 2월 개봉하는 '조작된 도시'는 단 3분 16초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작품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