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보스'첫방①] '또 오해영'의 무게를 이겨라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1-16 17:0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 '내성적인 보스'는 축포를 쏠 수 있을까.

'내성적인 보스'가 시청자와 만난다. '내성적인 보스'는 극도로 내성적인 보스 은환기(연우진)와 초강력 친화력의 신입사원 채로운이 펼치는 소통 로맨스다.


작품에 거는 기대는 분명하다. '연애 말고 결혼', '또 오해영' 등 신선하고 기발한 로코물을 만들어낸 송현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연애 말고 결혼'에서 사랑관이 180도 다른 두 남녀의 연애와 결혼을 실감나게 표현했던 주화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구성도 참신하다. 알파남과 보통 여자의 연애를 그리는 일반 로코물과 달리 '내성적인 보스'는 사회성 없는 소극적인 남자와 적극적인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남녀 성역할이 바뀐 만큼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그림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출연진도 탄탄하다. '오작교 형제들' '아랑사또전'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연애 말고 결혼' 등 폭넓은 작품 소화력을 보여줬던 연우진과 떠오르는 샛별 박혜수가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4차원 캐릭터로는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예지원을 필두로 전효성 허정민 한재석 등 개성파 신스틸러들이 총출동,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제작진과 배우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만큼 당연히 믿고 보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 로코물의 주 타깃은 여성 시청자다. 여성 시청자들은 비주얼부터 재력 스펙까지 모든 게 완벽한 동화 속 왕자님을 꿈꾸며 드라마를 본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데렐라 스토리 속에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래서 항상 로코물에서는 완벽하다 못해 전지전능한 남자주인공들이 등장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만 봐도 아예 도깨비와 저승사자라는 초인적인 존재를 소환하지 않았나.

그런데 '내성적인 보스'는 너무나 내성적이라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남자주인공을 내세웠다. 그를 세상 속으로 인도하는 것은 오지라퍼 여주인공의 몫이다. 이처럼 성 역할이 180도 바뀐 구성이 여전히 여성팬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해 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언니의 복수를 하기 위해 만난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거나, 삼각관계가 끼어드는 등의 뻔한 클리셰를 어떻게 변주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무엇보다 '또 오해영'의 그림자를 지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오해영'이 참신한 기획과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던 만큼 그 그림자는 깊다. 더욱이 연출자도 같은 만큼 '또 오해영'과의 비교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송현욱PD는 "동어반복, 자가복제가 어떻게 보면 쉽고 편하다. 하지만 백지 상태로 새 작품에 들어가려 한다. '연애 말고 결혼'은 20대 청춘남녀의 현실적 사랑과 연애관, 결혼관을 다룬 발칙한 로맨스였다. 로맨스에 많이 치중했다. '또 오해영'은 30대의 일과 사랑, 그리고 좀더 깊이 있는 죽음과 삶의 문제까지 건드렸던 현실적인 작품이었다. '내성적인 보스'는 굉장히 판타지적 작품이다. '오페라의 유령'을 차용한 부분도 있고 극도로 대인기피증을 가진 주인공, 그의 문을 열기 위해 쉴 새없이 두드리는 여자 주인공이라는 설정이 판타지적이지만 우리가 생각해 볼 문제들을 더했다. 소통의 문제와 같은 문제에 대해 좀더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주제와 관점을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재밌고 사람들이 공감하며 따라올 수 있게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공감과 소통, 재미에 중점을 뒀다"고 밝힌 바 있다.

과연 '내성적인 보스'는 2017년을 화끈하게 열 수 있을까. 작품은 16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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