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종영②] 우리가 한석규X서현진X유연석에게 열광했던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1-16 10:41 | 최종수정 2017-01-16 13:3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우리는 왜 그토록 한석규 서현진 유연석에게 열광했을까.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가 16일 종영한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와 열정 닥터 윤서정(서현진), 강동주(유연석)가 진짜 의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2016년 11월 7일 첫 방송된 이후 꾸준히 인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첫 방송 시청률은 9.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 불과했지만 방송 6회 만에 2배에 가까운 18.9%의 시청률까지 기록했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20% 고지를 돌파,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첫회 시청률과 10일 방송된 19회 시청률(26.7%)을 비교해보면 무려 17.2%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그만큼 작품 자체 경쟁력이 강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낭만닥터 김사부'에 우리가 열광했던 이유는 뭘까. '사람 냄새 나는 진짜 의학 드라마'라는 점이 주효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사망진단서 조작 사건, 음주운전 교통사고, 졸음운전 교통사고, 메르스 등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던 소재들을 차용했다. 리얼리티성이 강한 작품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처럼 현실적인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인물들은 꽤나 판타지적이었다.


김사부는 트리플 보드 닥터다. 그 능력치 자체가 이미 현실을 초월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런 능력을 갖추고도 김사부는 지방 소재에 규모도 작은, 돌담 병원에 정착했다. 기득권의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서다.

실제로 김사부는 사람의 목숨보다 부와 권력을 누리는데 더 치중하고, 현실적인 대처법보다 쓸데없는 절차에 집중하는 의료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힐난한다. 메르스 사건이 터졌을 때 구호 물품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데도 무조건 환자를 이송하라는 말만 반복하는 대책 본부에 분통을 터트리는 모습이 대표적인 예다.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김사부의 일갈은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와 함께 김사부는 '진짜 의사', 혹은 '진짜 인간'으로 살기 위한 길이 무엇인지 끊임없는 조언을 전한다. "분노 말고 실력으로 되갚아줘. 니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1회), "실패보다 더 사람 미치게 하는 게 바로 후회라는 놈이거든"(5회), "일하는 방법만 알고 일하는 의미를 모른다면 의사로서 그게 무슨 가치가 있겠냐"(7회), "열심히 살라고 애쓰는 건 좋은데 못나게 살진 맙시다. 사람이 무엇 때문에 사는지는 알고 살아야지"(10회) 라는 등 김사부가 설파하는 '낭만론'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잊고 현실을 살아내는데 급급한 현대인들에게 진한 감동과 깨우침을 줬다.


이러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한석규는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다소 오글거릴 수도 있는 대사들마저 완벽하게 살려냈다.


이처럼 김사부가 '메디컬 히어로'의 면모를 보인다면 뒤를 따르는 윤서정과 강동주는 조금은 더 현실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 역시 '로코퀸'의 면모를 벗어던진 서현진과 '응답하라 1997'의 굴레에서 탈피한 유연석의 활약이 없었다면 살아나지 못했을 캐릭터다.

윤서정은 과거 어머니의 자살 장면을 목격하고 약혼자마저 교통사고로 사망한 트라우마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김사부의 가르침 속에서 한계를 이겨내고 진짜 닥터로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다. 서현진은 트라우마로 정신 착란을 겪는 모습부터 당당하게 의사로서의 신념을 관철하는 '미친 고래'의 모습까지 캐릭터의 널 뛰는 감정선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덕분에 정신적 스트레스와 각종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현대인들도 위로받을 수 있었다.


강동주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였다.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 때문에 출세를 위해 달리지만, 진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성공과 인간 존엄성 사이에서 갈등했다.

기득권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실력이 있음에도 기득권에 의해 희생당한 강동주의 울분에 수많은 시청자도 공감했다. 또 세상을 원망하며 자신을 가뒀던 강동주가 김사부와 윤서정의 영향을 받아 차츰 진짜 의사로 성장해가는 모습은 흐뭇하기까지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로망'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면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한국형 메디컬 히어로물에 우리가 열광했던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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