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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여교사'가 초라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봉한 '여교사'는 지난 11일에 2143명의 관객을 모아 누적관객수 10만5048명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16위의 성적이다.
'여교사'는 여성들의 시각에서 사회문제를 풀어냈고 그 소재로 질투를 택했다. 그만큼 강렬한 터치로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 여배우들의 작품도 파워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여배우들의 출연할만한 영화가 없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충무로에서 이같은 시도는 꽤 새롭다. 영화 관계자들은 "여배우 투톱으로 색다른 시도를 한 것만 해도 '여교사'는 꽤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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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이야기 전개지만 영상미는 꽤 아름답고 절제돼 있다. 김태용 감독의 특징이기도 한 이같은 영상은 무미건조한 느낌이면서도 캐릭터들의 감정을 잘 살려준다.
이같이 캐릭터들의 관계와는 이질적인 영상미와 함께 여백도 눈길을 끈다. '여교사'의 영상은 곳곳이 비어있다. 클로즈업이 가득 차고 영상에 무언가를 가득 채우지 않으면 불안해보이는 최근 경향과는 사뭇 다르다. 마치 관객들에게 캐릭터들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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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선과 악의 이분법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는 전개로 색다른 시각을 보여줬다. '여교사'에서 효주는 누가봐도 주인공이고 혜영은 누가봐도 악역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을 찬찬히 살펴보면 의아한 느낌마저 든다. 기간제 교사인 효주는 자격지심에 가득차있고 혜영의 호의조차 무시한다. 남자친구 상우(이희준)마저 본인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에 불만이 많은 인물이다. 마지막의 과격한 행동까지 효주는 사회부적응자같은 모습이다. 반면 악역인 혜영은 '금수저'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악의라곤 찾아볼 수 없다. 삶의 방식에서 오는 차이는 있지만 그렇다고 혜영을 악역이라고 치부하기엔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이같은 설정 자체가 꽤 새로움을 주는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외에도 '여교사'는 효주와 혜영의 상황 반전, 재하와 효주의 비윤리적 관계까지 문제작의 조건을 많이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