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MC들의 역지사지, '안녕하세요'의 원동력이다.
지난 9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서는 세 번째로 16년째 다이어트 강박증에 시달리는 언니로 인해 힘들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이영자는 그런 언니에게 진심어린 조언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언니의 다이어트로 인해 동생은 먹기 싫은 음식을 먹고 운동까지 가야했다. 어머니는 딸을 위해 다이어트 관련 용품에만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썼고, 예민한 딸 때문에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알고보니 그녀의 다이어트 집착에는 이유가 있었다. 어린시절 가게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은 큰 딸의 몫이었다. 밤늦게 돌아온 어머니는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큰 딸에게 배달음식을 시켜줬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살이 졌고, 그런 딸의 모습이 걱정된 아버지는 음식을 빼앗고 밥상을 치워버리며 모욕을 줬다. 그런 스트레스를 또 다시 먹는 것으로 푸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
이영자는 자신이 살찌게 된 이유도 그녀와 비슷했다고 고백하며 "살에 대한 피해의식, 자책이 심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나 자신이 만든 우물에 갇혀 산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생각을 내가 파괴해야 된다"라고 경험이 묻어나는 조언으로 눈길을 모았다. 이어 그는 "어렸을 적 아빠에게 받은 모욕감에 젖어 살 거냐. 우리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다. 네 인생을 행복하게 살라"며 날카롭지만 따뜻함이 묻어 있는 격려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안녕하세요'가 일반인 출연 예능 프로그램이 흔히 겪는 여러 논란 속에서도 6년이 넘게 장수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진행자들의 경청과 공감, 진심어린 조언 덕이다. 신동엽, 이영자, 정찬우, 김태균, 최근 합류한 최태준까지 사연자들의 입장에서 남다른 공감력을 발휘하며 프로그램을 힐링 예능으로 이끌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서는 화장실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닌 사연자에게 자신의 치부까지 공개한 정찬우의 조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도 변기 위에서 보는 것은 물론 변기에 앉아 대금도 불고, 식사까지 해결한다는 사연을 들어 정찬우는 "내가 이 얘기를 평생 안 하려고 했는데 진짜"라며 '안녕하세요' 녹화 중 바지에 실례를 한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그는 "식생활부터 바꿔야 한다. 긴장을 덜해야 한다. 정신적으로 만드는 거다"라며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전해, 고민남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겼다.
아무도 몰랐던 그의 이야기에 제작진 또한 감동을 받았다. 전온누리 PD는 방송 후 "그저 일이라고만 여길수도 있을텐데, 저렇게까지 마음을 열고 고민을 들어주는구나 싶었다. 친구들한테도 하기 힘든 얘기를 전국민 앞에 고백한거나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정찬우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전 PD는 "신동엽 씨는 적재적소에 맞는 멘트로 진행을 해주시고, 김태균 씨는 어떻게 저런 포인트까지 공감해 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섬세하다. 이영자 씨는 녹화장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일등공신이다. 최태준은 이번에 신인상도 받았는데, 어린 배우에게 어려울 수도 있는 자리에서 기대이상으로 활약 해주고 있다"라고 MC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민 상담 프로그램인만큼 사연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에 대한 리액션을 해 주는 것이 MC들의 역할이다. 하지만 제작진의 말처럼 그저 방송이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신의 약점까지 공개하면서 들어줄 의무는 없다. 그럼에도 진지하게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어디에도 없었던 조언을 전하는 MC들이 있어 '안녕하세요'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듯하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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