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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하늘(39)이 "늘 사랑받던 연기를 하다 사랑을 받지 못하는 연기를 하니 가슴에 박혔다"고 고백했다.
김하늘은 '여교사'에서 고등학교 계약직 교사로 만년 작가 지망생인 오래된 남자친구(이희준)와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했다. 정교사 전환을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며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갑작스러운 이사장 딸 추혜영(유인영)의 등장에 희망을 잃게 된 박효주. 삶에 지친 여교사 박효주의 어둡고 쓸쓸한, 그리고 질투에 사로잡힌 욕망을 연기한 김하늘은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김하늘은 '여교사'에 앞서 2002년 MBC 드라마 '로망스'를 통해 선생님 역을 소화해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15년 만인 2017년 스크린에서는 '로망스' 때와 180도 다른 '여교사'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제자 최관우(김재원)에게 벌을 내리며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라며 울먹이던 국어 선생님 김채원은 잊어도 좋을 섬뜩한 인생 연기를 펼쳤다.
이어 "물론 몇년전 내게 이 작품이 들어왔다면 선택을 못했을 것 같다. 차근차근 경력이 쌓이고 폭이 넓어지면서 지금 시기에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표현해도 부끄럽지 않고 욕심이 생겼을 때 작품을 선택한다. 커다른 변화를 주고 선택한 것은 아니다. 이번 작품은 도전이 맞긴 한 것 같다. 도전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워 싫지만 이캐릭터만큼은 도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도전은 그동안 표현하지 않았던 캐릭터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굉장히 낯설었다. 20여년 가까이 했던 느낌들과 달랐다. 늘 사랑 안에 있는 연기를 했기 때문이지 않았나? 이 캐릭터는 사랑을 못 받는 느낌이었다. 이 대본 자체가 자존심이 너무 상하는 느낌이 들었다. 늘 사랑 고백을 받다가 누군가에게 '당신이 싫어' '사랑하지 않다'라고 할 때 정말 모욕감이 느껴졌다. 사랑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설레임을 이 작품에서는 느끼지 못했고 그럴 때 가슴에 박히는 느낌이 속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과 자신이 눈여겨보던 남학생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질투를 그린 작품으로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이 가세했다. 국내 최연소 칸국제영화제 입성, '거인'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김태용 감독의 신작이다. 오늘(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필라멘트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