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낡은 연애 도식 깼다...'아추커플' 뜨니 '월계수' 고공행진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1-02 11:0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같은 드라마 속 커플이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3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주말드라마의 흥행 역사를 잇고 있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연출 황인혁, 극본 구현숙). 이 드라마의 인기의 중심에는 '아츄 커플'이라는 애칭이 붙은 현우(강태양)·이세영(민효원) 커플이 있다. 여러 인물과 커플이 등장하는 주말드라마에서 '아츄커플'은 시청자로부터 그 어떤 메인 커플보다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시청자의 열화와 같은 응원과 반응에 최근 '아츄커플'의 분량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커플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들이 그리는 사랑과 연애 이야기가 기존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커플들의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많은 드라마에서는 기구한 사연을 지닌 캐릭터는 주로 여자였고 그런 여자의 아픔을 멋지게 보듬으며 적극적으로 다가갔던 캐릭터는 남자였다. 또한 여자는 자신의 기구한 인생과 처지 때문에 외모와 재력을 모두 가진 남자를 밀어내는 수동적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아츄 커플'은 다르다. 짝사랑에게 버림받고 변변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쪽은 이세영이 아니라 현우였다. 부잣집 아가씨는 여주인공의 라이벌이자 못된 성격의 깍쟁이로 그려졌던 기존 주말드라마와 달리 이세영은 짠한 여자를 괴롭히는 못된 깍쟁이가 아니다. 오히려 가난한 강태양에게 푹 빠져 때로는 눈물 콧물을 다 쏟으며 앞뒤 가리지 않는 애정공세를 퍼붓는다. 가식도 밀당도 없다. 현우를 향한 자신의 절절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스킨십과 애정표현도 아까지 않는다. 그런 이세영의 무한한 애정 공세에 '철벽남' 현우도 결국 마음을 열어 알콩달콩 연애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들의 사랑과 연애를 그대로 반영한 것 같은 신선한 '아츄 커플'과 달리 정작 극의 중심이 되어야 할 메인 커플인 이동건(이동진)과 조윤희(나연실), 이른 바 '진실 커플'은 진부한 이야기와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의 속을 터지게 하고 있다.

1일 방송에서도 두 커플에 대한 진부한 스토리 전개는 멈추지 않았다. 고아에 기구한 모든 사연을 장착한 조윤희는 "내 잘난 아들과 너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동진의 어머니 김영애(최곡지)의 뜻에 따라 이별을 결심하고 몰래 절절한 편지 한통을 남기고 이동건의 곁을 떠났다. 아니나 다를까. 이 틈을 타 이동건의 전 아내이자 부잣집 딸 구재이(민효주)는 이동건에게 다가가 그를 끌어안았다. 또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조윤희는 그 모습을 목격했다.
잘난 남자와 기구하고 착하기만 한 여자, 그 사이를 반대하는 남자의 어머니, 어머니의 반대에 따라 눈물의 이별을 하는 여자, 그 틈을 타 남자의 마음을 뺏으려는 잘난 부잣집 여자, 마치 8~90년대 주인집 아들과 가정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듯 보이는 이 커플의 서사에는 온갖 지루하고 진부한 클리셰가 다 들어가 있다. 시대를 역행하는 듯한 이 커플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이유는 아주 당연해 보인다.

한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맞춤양복점 월계수 양복점을 배경으로 사연 많은 네 남자의 눈물과 우정, 성공 그리고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이동건, 조윤희, 차인표, 라미란, 현우, 이세영 등이 출연한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에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