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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캐통령' 캐리 "상업적이란 시선, 이해하고 극복 노력"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6-05-25 11:22


장난감을 소개해주며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캐통령' 캐리가 깜찍한 인형을 들고 밝은 미소와 함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여의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캐리, 어른들은 몰라도, 아이들은 누구나 아는 인기인이다.

캐리는 3세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특히 유치원생 팬들을 광범위하게 지니고 있다. 캐리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진행하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은 시작한 지 2년 만에 구독자가 85만명이 됐다. 유튜브 통계사이트 소셜블래이드(Socialblade)에서 국내 채널 중 4위, 세계에서 143위에 오를 정도다. 이 정도면 어린이들 세계에선 아이돌 부럽지 않다.

실제로 만난 캐리는 마치 영상에서 본 그대로 밝고 활기찼다. 슬며시 동심을 끄집어내는 옷차림, 말투 그리고 웃음소리까지 그대로다. 오빠부대 아닌 언니부대를 이끄는 그는 아이들 사이의 인기를 실감하냐는 말에 "마트나 놀이공원, 어린이들이 많은 곳에 가게 되면 느낀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님도 많이 알아봐 준다. 함께 사진도 찍는다. 저를 보면 함성을 지르는 모습에 깜짝 놀라고 또 기쁘다"며 아이처럼 웃는다.

캐리는 직접 장난감을 고르고 또 거기서 오는 기쁨을 함께 느낀다. "재밌게 잘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가 떠오를 수 있는 장난감을 직접 고른다. 준비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재밌는 게 생기면 바로 촬영에 들어간다. 그냥 같이 노는 것"이라고 밝힌 캐리의 말처럼, 장난감을 단순히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스토리를 가미해 놀아준다는 느낌에 아이들은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또 그를 더 좋아하게 된다.

"진행하면서 저도 힐링돼요. 어렸을 땐 인형, 레고 등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장난감 수준들이 높고 훌륭하더라구요. 그래서 볼 때마다 깜짝 놀라요. 그게 신기하고 재밌어서 하다보니 제 스스로가 빠져들어요."


지난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어린이날을 기념해 캐리가 시구에 나서 화제가 됐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이런 인기 덕에 지난 4일 두산과 LG 야구경기에 어린이날 기념 시구를 맡았다. Btv, 올레TV 등 IPTV 플랫폼에도 진출했다. 또 뮤지컬을 통해 더욱 가까이 아이들을 만나며 끊임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중이다. "'캐리를 어딜가면 볼 수 있나요?' 라는 댓글과 질문이 많았다. "밖에서 하는 행사들이 없다 보니 아이들이 저를 보고싶어 하고 또 보여주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다"는 그는 "뮤지컬은 좋은 기회였다. 아이들에게 다른 장르로 재미를 주고 함께 호흡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사를 치면 아이들이 '오호 캐리도 마법 할 줄 아네?' '맞아!' 이렇게 즉석에서 소리치는데 직격으로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 좋아요. 실제 뮤지컬 블로그 후기 중 '우리 애가 이렇게 대답을 잘하는 줄 몰랐다'고 하는 글도 있었어요.(웃음)"

캐리는 '어린이 아이돌'답게 실제 팬레터도 받는단다. 소개해 준 내용이 정말 깜찍하고 귀엽다. '캐리 우리집에 와서 놀아요' '우리집 주소 이거예요' '왜 안와요' '캐리 전화번호 뭐예요'등 솔직한 반응에 일할 맛이 난다. 그가 "아이들이 댓글을 많이 달아준다. 처음에는 댓글을 하나하나 다 달아줬는데 지금은 너무 많아져서 다 달아주기가 어려워 아쉽다"고 할 정도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멘트는 '캐리 사랑해요' 그리고 '제 꿈은 캐리에요" 하는 말이었다고. 그는 "보통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많이 하는데 사랑한다고 말해줬을 땐 정말 깜짝 놀랬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한편으론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특정 장난감을 소개하면 프로그램을 보는 아이들로 하여금 부모들의 소비를 유발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조심스레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사실 이해는 가요. 어른들도 성향이 다르듯 아이들도 '하지마'하면 안 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럼 엄마 입장에서는 안 보여주고 싶을 거예요. 그래도 최대한 장난감 자체에 포커스를 두기보단 이걸 어떻게 잘 가지고 교육적으로 놀 수 있는지를 더욱 신경써요. 실제 어머님들께선 아이들이 캐리를 보고 방치해뒀던 장난감을 가지고 새롭게 또 재밌게 갖고 논다는 말을 해줘요. 또 새로운 장난감을 사줄 때 이런 게 들어있으면 캐리처럼 잘 가지고 놀겠구나 얘기해주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장점들을 생각하면서 더 좋게 만들려고 애쓰죠."


유투브 채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화면
아이들을 다루기에 어떤 사회적 책임이나 주어진 부담감도 있었을 터, 캐리는 이런 긍정적인 점들과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어린이를 위한 좋은 곳에 최대한 쓰려 한다. 지난해 뇌병변과 싸우고 있는 어린이 구독자를 만난 것을 계기로 서울대 어린이병원, 용산 소화아동병원을 차례로 방문해 생일 파티를 해주거나 선물을 들고 깜짝 공연을 하는 등 사회적인 역할에도 충실했다.

"사실 아픈 아이들은 밖에 많이 못나가고 친구를 만날 기회도 적잖아요. 근데 캐리로 힘을 얻고 치유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병원에 찾아가 놀아주고 또 소통하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됐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대통령, '캐통령' 캐리는 그렇게 앞으로도 아이들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제가 해온 거에 비해 아이들이 너무 많은 사랑을 줬어요. 너무 감사하고 그걸 얼만큼 잘 아이들에게 돌려줄지, 얼마나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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