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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금사월'②] 유례없는 비정상 협주곡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2-14 14:5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정상인이 한 명도 없다.

탐욕에 눈이 먼 남자와 여자는 인간성을 버렸다. 엄마는 복수에 미쳐 딸을 버렸고 딸은 남자에 미쳐 엄마를 버렸다. MBC 주말극 '내딸 금사월'의 얘기다. 현재까지 '내딸 금사월'은 51회 중 46회까지 방송됐다. 종영까지 단 5회만을 남겨놓은 상황이지만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은 단 한명도 정상이길 거부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속을 끓이고 있다.




외도로 낳은 아이를 신득예(전인화)에게 기르게 하고 산후조리를 받은 것도 모자라 내 아들 찾겠다며 날뛰는 최마리(김희정)나 안사돈을 죽음으로 내몰아 놓고도 시어머니 행세를 하려 드는 소국자(박원숙), 재기를 꿈꾸며 아들의 결혼을 건 강만후(손창민), 굳이 경찰서 앞에서 주먹다짐을 벌인 강찬빈(윤현민) 모두 비정상 캐릭터다. 아무리 복수를 염원할 만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친딸과 25년 간 키워온 아들까지 저버리며 복수에 눈 뒤집힌 신득예도 무섭다. 천비궁 수제자라고 하지만 정작 별다른 능력 없이 매번 강만후의 계략에 넘어가는 오민호(박상원)나 치밀한 척 혼자 다하더니 자신의 딸을 죽이려 한 오혜상(박세영)을 그저 믿고 며느리로 들인 주기황(안내상)도 불쌍하다.


오혜상은 무엇 때문에 그토록 분노하는지 알 수 없는 캐릭터. 금사월(백진희)과 인생을 맞바꿔 편하게 살아오고도 모자라 재벌가라고 하면 눈이 뒤집힌다. 자신의 과거를 덮고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친구고 부모고 저버리는 인물. 그런 그의 속내를 파악하지 못한채 사소한 오해 하나로 사랑에 빠진 천하의 바보 사랑꾼이 바로 주세훈(도상우)이다. 무려 검사라는 타이틀까지 달고 있으면서 이토록 사람보는 눈이 없다는 사실도 믿을 수 없지만 오혜상이 동생 주오월을 죽이려 한 범인이라는 것을 거의 확신하면서도 수사를 진전시키지 않고 암시만 하며 목을 죄는 모습은 답답할 뿐이다.

임시로(최대철) 역시 이혼 조건 3대장이라는 도박 불륜 폭행 세트를 시전하고도 정신을 못차린다. 아내 주오월을 죽게 만든 오혜상과 거래까지 할 정도.


그러나 여기까지는 애교다.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선 이는 바로 금사월(백진희)이다. 신득예(전인화)가 자신이 친엄마라는 사실을 밝히며 강만후(손창민) 일가에 짓밟힌 집안 얘기를 들려줬음에도 강찬빈(윤현민)과 결혼하겠다며 바락바락 악을 쓴다. 김순옥 작가는 '막장계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그림을 원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굳이 원수의 집안과 결혼하려는 금사월의 의도가 무엇인지 어이가 없어지는 순간이다.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누구에게도 할말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답답한 금사월이 유독 엄마 신득예만은 외면하는 이유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신득예의 원수인 강만후는 금빛보육원 붕괴사고의 주범이기 때문에 금사월에게도 원수일텐데 그런 생각은 깡그리 잊어버린 모습은 황당할 뿐이다. 또 주오월(송하윤)의 복수를 하겠다며 오혜상(박세영)을 닥달하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도 당황스럽다. '입만 산 캐릭터'의 전형적인 예로 유례없는 '밉상 캐릭터'가 되어가고 있다.

과연 비정상으로 점철된 '내딸 금사월'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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