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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너무나 감사해요"
시청자에게는 신선한 얼굴이지만 사실 지윤호는 2011년 MBN 드라마 '갈수록 기세등등'으로 데뷔한 중고 신인이다. '스타 배우'를 꿈꾸며 연기를 시작했지만 지금 '오영곤'이라는 캐릭터로 자신을 알리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는 긴 무명의 시간을 '내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라고 꼽았다. "내가 바로 떴다면 스타병 걸린 안하무인이 됐을 거다. 건방의 끝을 달렸을 거다"며 "바로 뜨지 못했기에 겸손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 감사해 할 줄 아는 자세와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열정. 이것이 지윤호의 행보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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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주변 지인들 반응은.
-데뷔 한지 벌써 6년차다. 연기를 포기하려고 한 적은 없나.
별의 별 생각을 다 해봤지만 결국 힘들어도 스스로 회복하고 이겨내려 했어요. 사실 힘든 일도 많았어요. 15년 동안 연예계에서 일하고 있는 매니저 형이 내게 '15년 동안 일하면서도 안 겪어본 일을 네가 다 겪었다'고 말했을 정도였죠. 데뷔를 주인공으로 했는데, 촬영이 진행되면서 작가님과 감독님이 바뀌면서 어느새 단역보다 더 분량이 줄었었고 굉장히 임팩트 있는 통신사 광고를 메인 모델로 촬영을 했었는데 상품에 문제가 생겨서 광고가 전파 한번 타지 못했던 적도 있어요. 그럴수록 더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지금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힘든 건 마찬가지라 생각했죠. 배우만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모든 일이 똑같이 힘든 건데 배우하는 게 힘들다고 다른 일을 찾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치인트'를 통해 얻고 있는 시청자의 관심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정말 정말 감사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이런 관심을 받아보는 게 처음이라서 얼떨떨하고 기쁘고 소중해요. 이 모든 게 지난 6년이라는 시간 덕분이라 생각해요. 힘든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시간이기도 해요. 만약에 제가 일찍 유명해졌으면 굉장히 건방져 졌을 거에요. 제가 제 성격을 잘 알잖아요. 세상 물정 모르고 날뛰기만 하던 시절에 잘 됐더라면 정말 안하무인인 됐을 거예요. 6년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작은 관심도 소중하고 감사한 거라는 걸 알게 됐고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법도 배우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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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잘 됐으면 건방져 졌을 거다'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제가 저를 잘 알잖아요. 예전에 저였으면 정말 그랬을 거예요. 일찍 잘됐으면 그게 제가 잘나서 그렇게 된 줄 알고 아마 지금쯤 승천하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미끄러져보고 실패하면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거죠. 제가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존재였는지, 얼마나 개미같이 하찮은 사람이었는지 알게 됐어요. 6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사회 생활도 해보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연기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어리바리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원래 성격이 좀 내성적이고 어리바리하거든요. 이왕 오영곤으로 악역을 한 김에 진짜 나쁜 조폭 건달 같은 역으로 '나쁜놈 끝판왕'을 딱 찍고 실제 성격과 비슷한 역을 해보고 싶어요.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사투리를 고치는 거예요. 고향이 부산인데 억양에 사투리가 조금 남아있거든요 연기자로서 사투리는 꼭 고쳐야 된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2학년 때까지 혼자 살았는데 그때 당시에는 사람들이 제가 부산 사람인지 잘 모를 정도로 사투리를 잘 안 썼어요. 그런데 친누나랑 둘이 살게 되면서 사투리를 다시 쓰게 됐어요. 집에서는 누나랑 사투리를 쓰고 밖에서는 표준어를 쓰니까 괴리감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최근에 누나랑 분가하기로 했어요.(웃음)
-롤모델이 있나.
하정우 선배님이에요. 정말 존경하는 배우에요. 하정우 선배님은 싸이코패스 연기를 할 때조차도 연민을 느끼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또 하정우 선배님은 연기뿐만 아니라 TV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유머러스하면서도 능숙하세요.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요.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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