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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유정, 알고보니 '캠퍼스 처세왕'이다.
기존 남자주인공들과 차별점은 소시오패스가 아니냐는 오해도 살 정도로 어떤 순간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다는 점. 심지어 연인 홍설(김고은)이 위급한 순간에도 몸을 날려 그녀늘 지키기 보다는 치밀한 계획으로 상황을 완벽히 해결하는데 집중한다.
이 같은 그의 반전은 미처 예상 못한 것이어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모든 상황을 계산하고 뒤에서 조정하는 그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특히 회가 거듭될수록 그의 전략적인 면모가 오싹함을 넘어 희열을 안긴다.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그의 치밀함은 감탄을 자아낸다.
최근 9회와 10회에서는 이 같은 유정의 전략가적 기질이 두드러졌다. 방송에서는 자신을 따라하는 손민수(윤지원)에게 분노를 표출한 홍설이 답답했던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같은 홍설의 변화를 유도한 것이 유정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유정은 그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민수를 조정하며 그녀가 덫에 걸려들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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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유정은 손민수의 휴대폰에서 홍준의 사진을 보게 됐고, 일부러 홍준을 학교로 불러 학과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손민수와 대면하게 했다. 손민수가 홍준을 남자친구라 속였다는 부분은 홍설의 분노를 자극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처럼 유정은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어쩌지 못하는 상황을 표면에 드러나도록 유도, 홍설이 손민수와 정면대결 하도록 만들었다. 아무 말도 못하도 속앓이를 하는 홍설을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도운 셈이다. 치밀한 그의 행동이 소름끼치면서도, 결국은 답답한 상황을 해소한 그의 기지가 놀랍기도 한 에피소드였다.
특히 놀라운 것은 홍설과 손민수가 싸울 때도 이를 말리지 않고 지켜 보던 유정의 모습. 유정은 여자친구인 홍설이 조금 다치고 힘들어하더라도, 동요하지 않고 상황이 해결될 수 있도록 판을 짜는데 집중했다. 감정적으로 볼 때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냉정하지만 결과면에서 상당히 효율적이다,
이같은 처세술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어떤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유정의 냉철함은 가히 과외를 받고 싶을 정도. 로맨스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을 폭발시키는 그의 이중면모가 현실에서는 똑똑한 처세술로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손민수는 시작일 뿐, 김상철(문지윤), 오영곤(지윤호) 같은 '밉상'들은 도처에 깔려있다. 유정과 홍설이 앞으로 상황들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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