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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가을 표절 논란으로 두문불출한 '불통의 아이콘' 윤은혜가 오랜만에 대중 앞에 나섰다. 3개월간 굳게 닫았던 입을 열고 어렵게 '소통'을 시도한 그에게 대중은 응답할까?
'불통(不通)의 아이콘'이 된 윤은혜는 SNS 발언 이후 무려 90일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논란으로 맘고생이 심했던지 전보다 핼쑥해진 윤은혜는 미소가 사라진 긴장된 얼굴로 얼굴을 내밀었다.
오랜만의 공식석상을 가진 윤은혜는 제일 먼저 포토월에 서 사진을 찍었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 먼저 말을 꺼낸건 취재진이 아닌 윤은혜였다.
이어 "(표절)논란이 있었지만 앞으로 실망시키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가방 브랜드 행사로 참석했지만 일단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한 윤은혜는 광고 관계자와 협의 끝에 짧게나마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지난 8월 29일 방송된 중국 동방위성TV '여신의 패션 시즌2' 4회에서 영화 '나니아 연대기'를 모티브로 한 의상을 디자인해 가장 높은 낙찰가를 받아 미션 1위를 차지한 윤은혜. 당시 윤은혜는 팔 부분에 프릴을 단 하얀색 코트를 선보였고 방송을 통해 윤은혜의 옷을 본 윤춘호 디자이너는 9월 4일 SNS를 통해 "내가 만든 2015 F/W 의상과 흡사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윤춘호 디자이너의 글로 논란이 커지자 윤은혜의 소속사 제이아미엔터테인먼트 측은 이틀 뒤인 9월 6일 "윤은혜의 의상은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눈과 사자를 모티브로 삼아 디자인한 옷이다. 윤춘호 디자이너 의상과 팔의 (프릴) 위치가 흡사하고 색상이 같아 흡사해 보일 수 있지만 윤춘호 디자이너 의상을 표절한 것은 아니다. 윤춘호 디자이너가 FW콜렉션을 앞두고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공식입장을 전했다.
윤은혜 측의 입장을 전해 들은 윤춘호 디자이너는 해명을 수긍할 수 없다며 다시 대응했다. 9월 8일 SNS를 통해 "윤은혜 측이 밝힌 '윤춘호 의상과 팔의 위치, 흰색 색상이 같아 더 흡사해 보일 수 있었던 같다'라는 부분은 동의하지만 코트라는 아이템이 베이스가 되었다는 점, 오버사이즈 핏의 코트 실루엣이 같다는 점, 프릴의 형태, 볼륨, 길이, 소매에 프릴이 부착된 위치, 어깨 패턴이 드롭 되는 형태 등 두 의상에서 똑같이 나타난다면 결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브랜드는 홍보 에이전시를 통해 홍보하고 있고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해 브랜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전혀 없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표절을 향한 윤은혜, 윤춘호 디자이너의 견해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윤은혜 측은 처음 발표한 공식입장 이후 윤춘호 디자이너의 주장에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사태의 진정을 기다렸던 것. 하지만 침묵 속에 대중의 오해는 커져갔다. 엎친 데 덮친 격 윤은혜의 글까지 더해져 사태는 겉잡을 수 없게 됐다. 윤은혜는 9월 13일 SNS에 표절 논란을 언급한 글을 게재해 또 한 번의 파문을 낳았다.
윤은혜는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나요? 사실 한 번 1등 한 것뿐인데 마치 내가 늘 1등 한 것처럼 이야기하네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히히"라는 글을 중국어로 적었고 '여신의 패션 시즌2' 출연자인 중국 배우 류우윈과 웃으며 찍은 사진을 덧붙여 공개했다. 대중은 윤은혜의 글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처사라며 비난을 쏟았다.
사실 윤은혜의 SNS 글은 중국어 통역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할하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었다. 통역 과정에서 오역이 생긴 것이다. 이런 윤은혜의 실상은 뒤늦게 알려졌지만 때는 너무 늦어버렸다. 윤은혜는 논란에 부담을 느꼈고 이후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그동안 대중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억울하기도 했다는 윤은혜는 쏟아지는 질타에 나홀로 우는 날도 많았다는 후문. 꼬인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할지 막막했던 그가 더는 '불통'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올해가 가기 전 용기를 냈다.
뒤늦게라도 소통의 카드를 꺼낸 윤은혜. 참으로 오래 걸린 소통이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이제라도 대중 앞에 나서 지난날의 과오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된다. 정성을 다해 진심을 전하면 굳게 닫힌 대중의 마음도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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