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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스타 2세' 김주혁·권현상, 예능이 조명한 '금수저 좋은 예'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5-11-30 15:44


사진=故 배우 김무생, 김주혁, 권현상, 임권택 감독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故 김무생 아들 김주혁, 한국 영화계 거장 임권택 감독의 아들 권현상의 '2세 연기자' 인생이 최근 예능에서 돋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오후 방송된 KBS2 '1박2일'에서는 '구탱이형' 김주혁과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이 전파됐다. 멤버들의 집 습격으로 독거남 김주혁의 빈 냉장고, 자다 깬 허술한 모습, 옷걸이가 된 자전거 등이 노출됐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거실 한 켠에 장식된 그의 아버지 故 김무생과 그가 받은 트로피들. '1박2일' 제작진은 차태현이 들고온 고인의 트로피를 통해 그의 생전 토크쇼 모습을 다뤘다.

김무생은 12년 전인 1993년 10월 5일 KBS '밤으로 가는 쇼'에 단독게스트로 출연해 당시 군대에 있던 배우 지망생 둘째 아들 김주혁를 향한 아비의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둘째 아드님이 배우가 되고 싶어한다'는 질문에 "내가 볼 때는 그릇이 안 된다. 자기 자식은 작아 보이는 법이다. 그런데 '허락만 해주십시오'라고 하더라. 애비 앞에서 이야기를 잘 안하는데 장문의 편지를 내밀더라"라고 말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김무생은 "내가 (배우로서)살아온 세월이 고통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싫었다. 자식은 나보다 조금 편하게 살아줬으면 한다"며 아들의 연기 인생을 반대했던 이유를 덧붙였다.

김주혁 또한 과거 예능에서 아버지에 대해 "무뚝뚝하지만 항상 마음으로 응원해주셨다"며 "연기 보다도 제작진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는 배우로서,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일깨워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에게 연기에 대한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좋은 선생님을 잃은 것이 참 안타깝다"며 "연기에 대한 고민을 혼자 해결하려고 했다"며 아버지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한 마음을 밝힌 바 있다.


1박2일 조명한 故김무생과 아들 김주혁
김주혁은 데뷔 초부터 故 김무생의 아들로 알려졌지만, 배우로의 입지를 스스로 세워왔다.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들' '구암 허준', 영화 '싱글즈',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광식이 동생 광태', '사랑 따윈 필요없어', '아내가 결혼했다', '방자전' 등 멜로, 코믹, 사극 등의 다양한 히트작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꽉꽉 채웠다. 게다가 '1박2일'을 통해 예능까지 섭렵, 안방 시청자들에게 웃음까지 선사하는 다재다능한 배우가 됐다.


앞서 권현상은 지난 26일 정규 첫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에 아버지 임권택 감독과 함께 출연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배우 권현상은 한국 영화계 거장 임권택 감독의 아들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 조차 잘 알지 못한다. 2008년 영화 '고사: 피의중간고사'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경력 8년차인 권현상은 다양한 작품에서 임팩트 있는 조연 역할을 해왔지만, 아직 유명배우는 아니다. 아버지가 조금만 영화계에 파워를 발휘했어도 권현상의 유명세는 더 빨라졌을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권현상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알리고 싶지 않아 데뷔때부터 임동재 본명을 놔두고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금수저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위대한 유산'의 정규 편성 당시 임권택-권현상 부자를 두고 우려가 일었다. 하지만 실제 두 부자의 생활이 공개되자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권현상. 사진=MBC '위대한 유산' 방송
과거 임권택은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아들에게 '내가 영화감독이지만 널 도와줄 방법이 없다' 말했다"며 "아들 역시 '아버지 도움 받을 생각 없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권현상 또한 5년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5살 놀이터에서부터 20대 군대 생활까지 '임권택 아들' 꼬리표가 따라 다녀 노이로제에 걸렸었다"며 "'나는 난데, 난 배우를 할 건데. 데뷔를 하면 더 강조될 텐데…'라는 스트레스가 큰 부담으로 느껴졌다. 아버지의 모든 것이 감사했지만, 벅찬 것은 사실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아버지의 그늘을 완전히 피하고 싶었기에 이름 뿐 아니라 성까지 개명했다"며 "사전에 개명 사실을 아버지와 상의 했지만, 성까지 바꾼 것에 많이 놀라셨다"고 덧붙였다.

함께 공식석상에 서는 것도 피하던 그가 이번에 부자 예능에 출연한 것은 80세인 아버지와 함께 보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장고 끝에 결정한 것.

김주혁 권현상, 두 사람이 예능에서 보여준 배우 인생은 최근 '금수저 논란'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조재현 딸 조혜정의 그것과 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세 연예인'으로 주목 받았으나 스스로 한국의 멜로킹 대표 배우로 우뚝 선 김주혁,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8년의 배우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권현상. 이 두 사람은 부녀예능 SBS '아빠를 부탁해' 출연 이후 세개의 웹드라마 주연을 꿰찼고, '상상고양이' 첫 방송 이후 연기력 논란 도마까지 오른 조혜정과는 극과 극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는 '후광'이 아닌 '연기'로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준 좋은 예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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