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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소녀', 2위 '혜화동', 4위 '걱정말아요 그대'.
이들 노래의 공통점은 발표된지 10년 이상된 노래라는 공통점 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 수록된 곡들이란 점이 같다. 노래들이 발표됐을 당시와 달라진 것이라면 후배 가수들이 다시 불렀다는 점 뿐이다.
이문세가 지난 1985년에 발표한 '소녀'는 혁오의 보컬 오혁이 다시 불렀고 동물원의 1988년 히트곡인 '혜화동'은 박보람이 리메이크했다. 또 지난 2004년 전인권이 처음 불렀던 '걱정말아요 그대'는 이적이 불러 새로운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흘러간 노래들이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은 단순히 드라마의 인기 때문 만이라고 볼 수는 없다. 물론 드라마의 주요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노래가 흘러나오며 자연스럽게 귀에 중독된 효과를 무시할 순 없지만 곡 자체가 갖고 있는 대중성이 오히려 더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응팔' 시대를 산 30대 중후반부터 40대까지는 드라마를 통해서라기 보다는 노래가 음원 차트에 올라온 뒤에 더욱 그 노래에 빠져들었다. 동시에 '응팔'을 통해 당시를 간접 경험하고 있는 10대와 20대는 동물원의 '헤화동'이 아닌 박보람의 '헤화동'이란 신곡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있는 것.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응팔' OST곡들은 10대부터 40대까지 고른 연령대의 사랑을 받으며 차트 상위권을 굳게 지켜갈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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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노래들이 다시 주목을 받으며 나타난 또다른 현상은 명곡 다시 듣기 열풍이다. 이런 현상은 아직 대중에게까지 확대되지 않았지만 가요계를 이끌어 간다고 할 수 있는 유력한 제작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번져 나가고 있다. 이들이 명곡 다시 듣기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 시대의 노래가 여전히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응팔'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는 조만간 현재 활동 중인 인기 가수들이 명곡들을 다시 부르는 리메이크 열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한 아이돌 제작자는 "최근 아이돌 음악이 지나치게 팬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신곡을 발표해도 음원 차트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100위권 밖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대중적 사랑을 받는 노래다. 실제로 빅뱅은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리메이크하며 국민 아이돌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돌이 10대에게만 사랑 받으며 빅뱅 같은 대형 아이돌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이돌 음악 시장을 30대, 40대로까지 넓히기 위해서라도 명곡의 리메이크는 좋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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