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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그리고 배우들④] 예성·박시환, '송곳'으로 연기를 시작한 용기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5-11-30 10:1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슈퍼주니어 예성과 박시환이 '송곳'을 통해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제대로 발돋움 했다.

29일 종영한 JTBC 특별기획 '송곳'은 명품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으로 첫방송부터 꾸준히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안내상, 지현우, 김희원 등 쟁쟁한 배우들이 맞춤옷을 입은 듯한 연기로 눈길을 끈 이 작품에서 시청자를 가장 놀라게 만든 배우들은 다름 아닌 가수인 예썽과 박시환이었다.

예성은 극중 수산 파트 주임 황준철 역을, 박시환은 야채청과 직원 남동협을 연기했다. 예성이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이들의 출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배우가 아닌 인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이자 대현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출신인 예성과 박시환이 노사문제를 그리는 무거운 작품인 '송곳'과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네티즌의 이런 의견처럼 예성과 박시환의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터. 특히 유쾌한 코미디나 로맨틱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장르의 드라마로 연기자 데뷔 신고식을 치루는 다른 가수 출신 연기자들과 전혀 다른 행보였기 때문에 작품에 누를 끼쳐선 안된다는 걱정이 컸을 거다.
하지만 첫방송이 시작하고 뚜껑이 열리고 이들이 첫 연기 도전작으로 '송곳'을 선택한 건 '신의 한 수' 였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첫 방송 이후 두 사람은 첫 연기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를 놀라게 한 것. 실제로 마트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박시환은 배우가 아닌, 푸르미 마트에 근무하는 젊은 청년 그 자체 였다. 무거운 작품임에도 김가은(문소진 역)과의 묘한 로맨스를 한스푼 더하며 극중 재미를 더했다.

박시환 보다 더 시청자를 놀라게 한 건 예성이었다. 데뷔 10년차를 맞았지만 다른 슈퍼주니어 멤버에 비해 단 한번도 연기를 해본 적 없는 예성의 연기력은 "왜 이제야 연기를 시작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특히 예성의 징계위원회 조사 장면은 '송곳'의 대표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는 극중 황준철(예성)이 허과장(조재룡)의 모함으로 신선식품부에 활어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누명을 쓰고 징계위원회에는 불려가 취조에 가까운 조사를 받는 장면. 예성은 떨리는 목소리와 눈빛으로 믿었던 허과장에 대한 배신감과 억울함 뿐만 아니라 갑(甲)이 만든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껏 위축된 을(乙)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했다.

한편, '송곳' 마지막회에서는 노조위위원장이 된 지현우(이수인)이 사측에 해고자의 해고자의 전원 복직, 누락된 임금에 대한 조건 없는 지급, 손해배상 청구, 정규직과 비정규직 전원의 고용보장을 교섭의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며 마지막 파업에 돌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조건을 모두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지현우를 교육원으로 발령시켰다. 책상 하나 달랑 있는 사무실로 좌천시킨 것. 지현우는 이 곳에서도 본사에 "나는 푸르미 마트 한국 노조위원장 이수인이다. 내 책상에는 컴퓨터가 없다"는 메일을 남기며 앞으로도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앞장 설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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