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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그리고 배우들②] 안내상이 구고신이 아니었다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5-11-30 10:1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구고신의 아우라까지 담아낸 배우 안내상, 그가 아니었으면 구고신도 없었다.

"구고신의 아우라를 표현하고자 했다"

호평 속에 막을 내린 JTBC 특별기획 '송곳'에서 구고신 역을 맡은 안내상은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한 바 있다. 노조문제라는 예민한 사회문제를 다룬 드라마 '송곳'은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니 만큼 원작 캐릭터와 배우들이 '싱크로율'에 많은 이들이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안내상은 그 캐릭터 자체를 흉내내려 하지 않았다. 다만, 묵직한 캐릭터인 구고신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를 담아내고자 했고, 그의 시도는 완벽히 성공했다.

안내상이 극중 연기한 구고신은 부진 노동 상담소 소장으로 불의(不義)하거나 비열한 인간들과는 무섭게 싸우다가도 난데없이 나타난 쥐 한 마리에 화들짝 놀라는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 강한 자들에게는 무섭도록 강하지만, 약한 자들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너그러운 남자다. 70년대 운동권 출신에 노동법 전문의 노동조합 전도사로 이수인과 함께 푸르미 마트 직원을 위해 싸워 나갔다.

극 전체를 이끌어 간 인물은 이수인(지현우)이지만 서툴고 답답할 정도로 옳곧은 이수인이라는 인물을 밀어주고, 때로는 대립하며 성장시키는 구고신은 '송곳'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항상 약자에 편에 서서 그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인물이지만, 이들을 이끌어나가는 묵직한 카리스마까지 갖춰야 했다. 또한, 과거 고문후유증으로 인해 만성신부전증을 앓으며 절대 잊지 못할 아픔까지 간직한 그는 짧은 드라마에 담아내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하지만 안내상은 그런 구고신을 화면 속에 그대로 살려냈다. "선한 약자를우는 거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이 달라지는 거야" 등 구고신이 쏟아냈던 수만은 명대사는 안내상의 깊은 눈빛과 신뢰가는 목소리가 더해져 시청자를 깊게 울리기도 했다. 이것이 구고신을 안내상이 아닌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송곳' 마지막회에서는 노조위위원장이 된 지현우(이수인)이 사측에 해고자의 해고자의 전원 복직, 누락된 임금에 대한 조건 없는 지급, 손해배상 청구, 정규직과 비정규직 전원의 고용보장을 교섭의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며 마지막 파업에 돌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조건을 모두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지현우를 교육원으로 발령시켰다. 책상 하나 달랑 있는 사무실로 좌천시킨 것. 지현우는 이 곳에서도 본사에 "나는 푸르미 마트 한국 노조위원장 이수인이다. 내 책상에는 컴퓨터가 없다"는 메일을 남기며 앞으로도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앞장 설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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