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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온라인',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역사 쓴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11-30 08:18



지난 25일 진행된 '문명 온라인' 출시 간담회에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가운데)가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엑스엘게임즈

'문명, 하시겠습니까?'

세계적인 인기 전략게임 '문명' 시리즈는 '악마의 게임'으로 불린다. 몰입도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아무 것도 신경쓸 수 없다는 뜻으로 '문명하다'라는 말이 쓰일 정도다.

그렇기에 패키지게임인 '문명' 시리즈가 온라인게임으로 재탄생한다고 할 때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 '아키에이지'를 개발, '한국 MMORPG의 아버지'로 통하는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가 직접 참여한다고 해서 더욱 그랬다.

세계적 IP와 개발자의 만남으로 이뤄진 '문명 온라인'이 드디어 12월 2일 공개 시범서비스에 돌입한다. 엑스엘게임즈는 지난 25일 '문명 온라인'의 기자 간담회를 갖고 향후 서비스 일정과 각오 등을 밝혔다. 침체된 PC 온라인게임 시장에 얼만큼의 활력을 불어넣을지, 그리고 한국의 개발력으로 재해석된 '문명'이 과연 글로벌적으로도 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문명, 드디어 베일 벗다

'문명 온라인'은 12월 2일 오전 10시부터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전 공개 테스트가 초반 서버 다운이라는 해프닝을 딛고 이제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고 있어 별도의 준비시간을 갖지 않고 공개 서비스로 전환한다. 사전 공개 테스트 기간 동안 쌓인 데이터는 초기화 없이 그대로 이어간다.

이날 간담회에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는 "'문명' 시리즈가 워낙 대단한 작품이다 보니 개발을 처음 시작할 때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고 소회를 밝히며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인사대천명의 마음가짐으로 개발에 임했다. 궁극적으로는 '문명 온라인'이 문명 시리즈의 가장 완성된 버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명' 시리즈의 아버지인 세계적인 게임 디자이너 시드 마이어는 동영상을 통해 "'문명 온라인'은 다양한 승리 조건들이나, 불가사의 같은 핵심 매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완전히 새로운 포맷으로 되살린 게임"이라며 "새롭게 창조된 세상은 너무 아름답고,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런 장소이다. 새로운 협력의 의미를 가져다 주면서, '문명'의 매력을 그대로 담은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저들은 로마, 이집트, 중국, 아즈텍 중 1개 문명을 선택하고 이 문명의 시민이 돼 자신이 속한 문명의 발전과 승리를 위해 플레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명의 발전은 각 문명에 속한 유저들의 활동량과 기여도에 따라 결정되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6개 시대(고대, 고전, 중세, 르네상스, 산업, 현대)의 변화를 게임 내에서 실시간으로 경험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 새로운 이정표 세우나?

'문명 온라인'은 '파이널판타지14', '메이플스토리2', '스타2:공허의 유산' 등 올해 온라인게임의 재도약을 이끌었던 여러 게임들의 방점을 찍는 대작이다. 지난 2013년 1월 '아키에이지' 출시 이후 송 대표가 3년 가까운 긴 세월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존 온라인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으로 온라인게임의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기존 온라인게임이 무한한 성장과 캐릭터 강화가 특징이었다면, '문명 온라인'은 일주일이란 시간을 정해 '끝'이란 개념을 처음으로 넣었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세션'으로 정해 유저들이 부담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신규 유저들이 뒤늦게 게임을 시작하는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성장, 경쟁 일색의 게임들 사이에서 '문명 온라인'의 도전은 말 그대로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생활공간이기에 영속성이 강한 RPG에 익숙한 유저들이 과연 어떤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수천 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땅따먹기 게임'으로 표현될 정도로 '문명 온라인'은 유저 한명 한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 '전투 직업'이 경쟁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다른 온라인게임과는 분명한 차별점을 가진다. '문명 온라인'에선 성을 부수기 위해 공성 능력을 보유한 직업이 보다 강력하며, 전투 직업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감시탑이나 병원을 짓는 역할도 전장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전장에 폭탄을 공급하거나 방어 역할을 돕는 것도 전투 직업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하나의 문명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나뉜 하나의 장기 말처럼, 특징과 개성을 갖춘 사람들이 함께 모여 큰 전략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문명 온라인'의 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4대 문명으로 나뉘어 직관적으로 자신과 경쟁할 상대가 정해진다는 것도 큰 의미를 가진다. 기존에는 세계관에서 적대 관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동기부여나 직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하지만 '문명 온라인'에선 자신의 문명의 승리를 위해 제작 직업은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며, 전투 직업은 전장을 누비고, 채집가는 광물을 모으는 등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물건과 가치에 집중했다면, '문명 온라인'에서는 장비와 무기를 공짜로 나눠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바로 문명의 승리라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목표 아래 유저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동체의 결속은 강해지고 상대와의 경쟁심이 강해지는 가장 큰 이유이고, 온라인게임이 성공할 수 있는 경쟁심을 자극하는 큰 동기가 부여된다.

일단 '캐릭터 스킨' 정도만 돈을 내고 사는 것이라, 이른바 착한 유료화라 할 수 있다. 송 대표는 "다양한 유료화 모델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중요한 것은 유저들이 게임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문명 온라인'에서 온라인게임의 매력에 다시 빠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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