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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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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역대급 학원물이다.
KBS2 월화극'발칙하게 고고'가 10일 막을 내렸다. '발칙하게 고고'는 높은 대입 진학률을 자랑하는 세빛 고등학교에서 열등생들의 댄스 동아리와 우등생 들의 응원부가 치어리딩부로 통폐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던 작품이다. 10일 방송된 '발칙하게 고고' 마지막회에서는 해피엔딩을 맞은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원근과 정은지는 사랑을 지켰고, 지수는 정은지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치어리딩부는 평화를 맞았다.
분명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웠다. 10월 5일 방송된 1회는 2.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전작들보다 안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 역시 10월 26일 방송된 7회가 기록한 4.3%에 불과하다. 순간 시청률 20%를 육박하는 SBS '육룡이 나르샤'나 그 뒤를 맹추격하고 있는 MBC '화려한 유혹'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러나 단순 시청률만을 놓고 이 작품을 평가할 순 없다.
'발칙하게 고고'의 가장 큰 의미는 현시대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정확히 짚어내면서도 감동을 선사했다는데 있다. 선민 의식으로 똘똘 뭉친 엄마의 영향으로 괴물이 된 악녀 권수아(채수빈)캐릭터는 대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모든 걸 바친 나머지 자신의 꿈과 희망, 우정 등 청소년기에 꼭 경험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을 대변했다. 최현미(고수희) 등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관계는 떨어진 교권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서하준(지수)의 자살 시도는 청소년 사망 이유 1위가 자살이라는 암울한 현실을 그리는 듯 했다.
이처럼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었지만 '발칙하게 고고'는 가볍고 발랄했다. 양태범(김지석), 남정아(이미도) 등 자신의 안위보다 학생을 먼저 걱정하는 선생님들의 등장은 판타지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밝고 올곧은 강연두(정은지) 캐릭터는 때론 답답하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런 그를 중심으로 제각각이던 아이들은 하나로 뭉쳤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아이들로 성장했다. 이런 18세 청춘들의 성장기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하기 충분했다.
권선징악, 해피엔딩의 뻔한 학원물이 될 거란 예상을 뒤엎은 폭풍 전개도 한 몫했다. 설정 자체는 너무나 식상하고 뻔했지만 치어리딩이란 색다른 소재로 이를 탈피하고자 했다. 매회 사건 사고가 벌어지고, 이를 해결하며 속도감을 느끼게 했다. 특히 마지막까지 서하준 강연두 김열(이원근)의 삼각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하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런 점은 학원물 주시청층인 1020 세대에는 확실하게 먹혔다. 온라인상의 인기, 화제성에서는 3사 드라마 중 1위였다. 매 방송마다 SNS 상에선 반응이 뜨거웠고 네이버캐스트 구독률 역시 '화려한 유혹'에 비해 높았다는 게 그 방증이다. 네티즌들은 끝까지 '마지막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12회는 너무 짧았다', '왜 시청률이 안 나오는지 알 수 없는 드라마'라는 등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발칙하게 고고' 후속으로는 '오 마이 비너스'가 방송된다. '오 마이 비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스 트레이너 남자와 얼짱에서 몸꽝으로 역변한 여자 변호사가 만나 다이어트를 하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헬스 힐링 로맨틱 코미디다. 신민아 소지섭이 주연을 맡았으며 16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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