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잃은 호랑이였소"…'육룡' 빛낸 천호진의 부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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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사진=SBS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명품 배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천호진의 진가가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발휘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 12회에서는 이성계(천호진)와 이방원(유아인) 부자를 둘러싼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펼쳐지며 조선 건국을 향한 주요 인물들의 발걸음이 그려졌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 등은 시청자로 하여금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지난 방송에서 이방원은 이인겸(최종원)에 의해 순군부에 추포됐다. 이어 이인겸은 이방원의 방에 거짓 서찰을 숨겨놓으며 이성계, 이방원 부자와 그 뒤에 있는 정도전(김명민)을 위기로 내몰았다. 하지만 몇 수를 더 내다 본 정도전이 다시금 서찰을 바꿨고, 결과적으로 이인겸과 이성계의 싸움은 제대로 불이 붙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이인겸은 순군부에서 청렴하기로 소문난 부만호 남은(진선규)에게 이방원의 수사를 맡겼다. 사실 남은은 이인겸의 말을 듣는 첩자였기 때문. 남은은 고문에 지쳐 쓰러진 이방원에게 다가가 이성계는 전쟁에 패했고, 죽었다며 거짓 정보를 흘렸다. 아버지라는 끈을 잃어버린 이방원이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거짓 증언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방원은 남은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았다. 누구보다 아버지를 잘 아는 이방원이 남은의 거짓말을 간파한 것이다.

같은 시각 전쟁에서 승리한 이성계가 개경에 입성했다. 2만의 대군을 거느린 장군이지만 혈혈단신으로 이인겸이 있는 도화전에 들어갔다. 활을 쥔 채 이인겸과 마주한 이성계는 "방원이 풀어주시오"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이에 이인겸은 이성계의 과거 약점을 들먹였고 이성계는 "방원이가 이리 되고 보니 이제야 깨달았어. 난 초주지가의 개 새끼가 아니라 새끼 잃은 호랑이라는 것을"이라고 외쳤다. 이인겸은 조용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성계는 정도전을 찾아갔고,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정치를 시작하겠다 선언했다.

다음 날 이성계는 위풍당당하게 도당에 입성했다. 그리고 이인겸의 지시로 이방원의 방에 서찰을 숨겨둔 인물을 생포해 데려와, 자신과 아들 이방원의 누명을 벗겼다. 그 시각 남은은 이방원을 밖으로 데려갔고 눈을 뜬 이방원의 앞에는 정도전과 남은이 함께였다. 남은은 정도전이 심어 둔 이중첩자였던 것. 정도전은 이방원을 제자로 받아들이며 조선건국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방송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시청자의 숨을 조여왔다.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은 스토리에 탄탄함을 더했으며 시합이라도 하듯 완벽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활약은 스토리에 숨을 불어 넣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성계의 개경 입성은 쌓아온 스토리가 터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말 그대로 신의 한 수였다.

무엇보다 배우 천호진의 몰입도 높은 연기력이 감탄을 자아냈다. 그 동안 수 많은 작품을 통해 절절하고도 진한 부성애의 진가를 보여준 아버지 전문배우 천호진. 아들을 위해 혈혈단신으로 적과 마주하는 아버지 이성계. 천호진은 흔들림 없는 눈빛과 카리스마로 조선의 창시자인 이성계도 결국 아버지임을 확인시켜줬다.

'육룡이 나르샤' 12회의 반전 스토리는 시청자의 두뇌를 한껏 자극했다. 아버지 이성계의 부성애와, 아버지의 진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아들 이방원의 모습은 뭉클함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심장을 두드렸다.

두뇌부터 심장까지 동원하게 만드는 '육룡이 나르샤'가 앞으로 어떤 전개로 시청자를 쥐락펴락할 것인지 기대된다. '육룡이 나르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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