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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모델 이영진의 패션인 시즌2 첫 주인공은 배우이자 최근 의상 브랜드 럭키슈에뜨와 손을 잡고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완성한 채정안이다.
채정안은 드라마에서 늘 화려하다. 고 착해보이는 얼굴은 어쩔 수 없는지 그녀가 주로 연기해온 캐릭터들은 한결 같이 연약한 속내를 화려한 포장에 가두며 살아가는 여인네들이지만, 시간이 쌓이면 포장도 견고해져 진짜 자신을 잃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녀 안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 채정안 씨를 처음 본 것이 1997년도에요. 워낙 솔직하고 털털하고 흥이 많은데 그것 자체가 컨텐츠잖아요. 언젠가는 그런 모습들이 작품을 통해 보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그런데 '썸남썸녀'가 그런 창구가 된 것 같고,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지난 3월 럭키슈에뜨 모델로 섰을 때 그 흥이 꽉 찬 워킹이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즐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죠.
채 : 새로웠어요. 사실 그 전에 쟈뎅드 슈에뜨 런웨이에 몇 번 섰는데 경직되어 있었죠. 그날 제가 즐길 수 있었던 것 역시도 '썸남썸녀'에서 받은 용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프로그램 이후에 사람들이 절 바라보는 시선이 따듯햇어요. 관객의 온도를 느끼니까 기분이 좋아졌죠. 드라마로는 '커피프린스'를 계기로 전후가 바뀌었다면 예능으로는 '썸남썸녀'가 채정안의 어떤 전후를 나눈 것 같아요. 좀 더 열린 마음이 됐죠.
이-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즐기는 것 자체가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참, 평소에는 어떤 스타일링을 선호하나요.
채 : 워낙 편한 것을 좋아해요. 이번 마드모아젤 룩도 평소 좋아했던 룩이고요. 오래된 쟈뎅 원피스나 오버사이즈 코트, 후드 뒤집어 입고 스니커즈 신는 것을 좋아하죠. 저도 제가 잘 어울리는 옷을 알아요. 너무 하이패션으로 가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우면서 장점이 나오는 옷들이 있거든요. 참, 전 영진 씨와 좀 좋아하는 아이템이 많이 겹쳐요.
이- 드라마만 보면 주로 럭셔리 룩을 입잖아요. 과해 보일 수 있는 룩인데요, 채정안 스럽게 잘 입는 팁이 있나요?
채 : 전형적으로 입지 않고 꼭 한 번 비틀어봐요. 순간순간 떠오르는 색깔들을 스태프들과 잘 맞춰서 입어요. 스태프와의 합도 중요해요. '썸남썸녀' 부터 '용팔이'까지 새롭게 만난 스타일리스트와 소통이 잘 돼요. 내 편같은 사람들이죠. 그래서 이번에 되게 재미있게 했어요. 머리도 단발을 하고 나온 것이 처음이에요. 헤어와 메이크업을 줄이고 옷으로 포인트를 주면서 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죠. 다 과하면 사실 시선이 분산돼서 연기하는 것에도 방해가 돼요. 그래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죠. 아무리 럭셔리 사모님 역이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연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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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 저도 여자가 편해요. 또 여자들이 좋아해주는 것이 더 좋아요. 남자는 한 명만 있으면 되잖아요. 많으면 피곤하죠. 여자는 동지잖아요!
이- 'SNL코리아'에도 나왔잖아요. 어땠어요?
채 : 제일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에요. 생방이라는 점이 무서웠지만, 평소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던 신동엽 씨나 유세윤 씨가 거기 다 있었어요. 그 어떤 정극보다 더 진지하게 했는데, 순간 집중력은 제 인생 최고였어요. 묘한 쾌감이 들었죠. 또 하고 싶어요.
이- 또 보여주고 싶은 채정안의 모습이 있다면요?
채 : 음, 사람은 누구나 섹시함이 있잖아요. 전 그걸 코미디를 풀어보고 싶어요. 로맨틱과 섹시 요소가 조금 들어가지만 코미디 요소가 강한 작품이요.
이- 패션 쪽에서 또 도전해보고 싶은게 있나요?
채 : 도전 안 한 것이 더 많아요. 음, 혼자 말고 친구들이랑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한 마드모아젤 같은 콜라보가 너무 재미있어요.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패션계 인물은 누가 있나요?
채 : 김재현 디자이너와 슈콤마보니 이보현 이사도 있어요. 정말 천재성과 젊은 기운은 따라갈 수 없어요. 두 사람은 제게 언니이기도 하고 롤모델에 가까운 멋있는 여자들이죠. 일할 때 그들의 에너지와 열정은 최고예요. 특히 이번 2016 S/S 쇼도를 보면서 한계를 또 한 번 극복하는 사람들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어디까지 가게 될지 궁금해지는 존재들이죠.
이- 채정안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채 : 먹는 거요, 하하하. 제가 식탐이 많은 편이에요. 맛있는 것 먹으려고 열심히 일도 하고, 먹을 때 되게 행복해요. 또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고요. 또 혼자서 영화보는 시간도 좋아요. 옛날 영화를 다시 볼 때 내가 예전에 못느낀 것을 다시 느끼게 되잖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여자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영화를 보면서 느껴요. 멜로는 '러브 어페어'가 있는데, 과거에는 음악도 그렇고 감흥이 없는데 요즘 다시 보면 미칠 것 같을 때도 있어요. 또 케이트 윈슬렛이 나온 '더 리더'(The Reader)라는 영화도 좋았어요. 그 배우한테 깊이 빠졌죠.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이- 올 가을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아이템은요?
채 : 머리를 자르고 기르는 중이다보니 모자가 없으면 잘 못나가겠어요. 마드모아젤 모자부터 라페트도 있고 슈퍼콤마비 스냅백도 쓰기 시작했는데, 모자가 데일리 룩에 영향을 많이 미치더라고요.
이- 자, 끝으로 채정안이 생각하는 패션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채 :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죠. 나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 아닐까요?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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