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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모델 이영진의 패션인] 채정안 "여사친들, 내 인생의 동지죠"②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5-11-02 02:33


톱모델 이영진의 패션인. 채정안.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0.19/

톱모델 이영진의 패션인 시즌2 첫 주인공은 배우이자 최근 의상 브랜드 럭키슈에뜨와 손을 잡고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완성한 채정안이다.

채정안은 드라마에서 늘 화려하다. 고 착해보이는 얼굴은 어쩔 수 없는지 그녀가 주로 연기해온 캐릭터들은 한결 같이 연약한 속내를 화려한 포장에 가두며 살아가는 여인네들이지만, 시간이 쌓이면 포장도 견고해져 진짜 자신을 잃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채정안은 자신을 조금 더 세상 밖으로 드러내고 있다. SBS 리얼 버라이어티 '썸남썸녀'를 통해 상상도 못한 모습으로 여자들의 환호를 받았고(남자들의 환호는 늘 당연했었기에), 이제 디자이너 김재현과 손을 잡고 자신을 전면으로 내세워 의상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녀 안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 채정안 씨를 처음 본 것이 1997년도에요. 워낙 솔직하고 털털하고 흥이 많은데 그것 자체가 컨텐츠잖아요. 언젠가는 그런 모습들이 작품을 통해 보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그런데 '썸남썸녀'가 그런 창구가 된 것 같고,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지난 3월 럭키슈에뜨 모델로 섰을 때 그 흥이 꽉 찬 워킹이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즐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죠.

채 : 새로웠어요. 사실 그 전에 쟈뎅드 슈에뜨 런웨이에 몇 번 섰는데 경직되어 있었죠. 그날 제가 즐길 수 있었던 것 역시도 '썸남썸녀'에서 받은 용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프로그램 이후에 사람들이 절 바라보는 시선이 따듯햇어요. 관객의 온도를 느끼니까 기분이 좋아졌죠. 드라마로는 '커피프린스'를 계기로 전후가 바뀌었다면 예능으로는 '썸남썸녀'가 채정안의 어떤 전후를 나눈 것 같아요. 좀 더 열린 마음이 됐죠.

이-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즐기는 것 자체가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참, 평소에는 어떤 스타일링을 선호하나요.

채 : 워낙 편한 것을 좋아해요. 이번 마드모아젤 룩도 평소 좋아했던 룩이고요. 오래된 쟈뎅 원피스나 오버사이즈 코트, 후드 뒤집어 입고 스니커즈 신는 것을 좋아하죠. 저도 제가 잘 어울리는 옷을 알아요. 너무 하이패션으로 가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우면서 장점이 나오는 옷들이 있거든요. 참, 전 영진 씨와 좀 좋아하는 아이템이 많이 겹쳐요.

이- 드라마만 보면 주로 럭셔리 룩을 입잖아요. 과해 보일 수 있는 룩인데요, 채정안 스럽게 잘 입는 팁이 있나요?

채 : 전형적으로 입지 않고 꼭 한 번 비틀어봐요. 순간순간 떠오르는 색깔들을 스태프들과 잘 맞춰서 입어요. 스태프와의 합도 중요해요. '썸남썸녀' 부터 '용팔이'까지 새롭게 만난 스타일리스트와 소통이 잘 돼요. 내 편같은 사람들이죠. 그래서 이번에 되게 재미있게 했어요. 머리도 단발을 하고 나온 것이 처음이에요. 헤어와 메이크업을 줄이고 옷으로 포인트를 주면서 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죠. 다 과하면 사실 시선이 분산돼서 연기하는 것에도 방해가 돼요. 그래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죠. 아무리 럭셔리 사모님 역이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연기니까요.


채정안.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0.19/
이- 드라마 속에서는 남자들의 이상형인데요, 드라마 밖에서는 여자들이 더 열광하죠. 실제 채정안은 어디에 더 가까운가요?

채 : 저도 여자가 편해요. 또 여자들이 좋아해주는 것이 더 좋아요. 남자는 한 명만 있으면 되잖아요. 많으면 피곤하죠. 여자는 동지잖아요!

이- 'SNL코리아'에도 나왔잖아요. 어땠어요?

채 : 제일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에요. 생방이라는 점이 무서웠지만, 평소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던 신동엽 씨나 유세윤 씨가 거기 다 있었어요. 그 어떤 정극보다 더 진지하게 했는데, 순간 집중력은 제 인생 최고였어요. 묘한 쾌감이 들었죠. 또 하고 싶어요.

이- 또 보여주고 싶은 채정안의 모습이 있다면요?

채 : 음, 사람은 누구나 섹시함이 있잖아요. 전 그걸 코미디를 풀어보고 싶어요. 로맨틱과 섹시 요소가 조금 들어가지만 코미디 요소가 강한 작품이요.

이- 패션 쪽에서 또 도전해보고 싶은게 있나요?

채 : 도전 안 한 것이 더 많아요. 음, 혼자 말고 친구들이랑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한 마드모아젤 같은 콜라보가 너무 재미있어요.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패션계 인물은 누가 있나요?

채 : 김재현 디자이너와 슈콤마보니 이보현 이사도 있어요. 정말 천재성과 젊은 기운은 따라갈 수 없어요. 두 사람은 제게 언니이기도 하고 롤모델에 가까운 멋있는 여자들이죠. 일할 때 그들의 에너지와 열정은 최고예요. 특히 이번 2016 S/S 쇼도를 보면서 한계를 또 한 번 극복하는 사람들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어디까지 가게 될지 궁금해지는 존재들이죠.

이- 채정안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채 : 먹는 거요, 하하하. 제가 식탐이 많은 편이에요. 맛있는 것 먹으려고 열심히 일도 하고, 먹을 때 되게 행복해요. 또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고요. 또 혼자서 영화보는 시간도 좋아요. 옛날 영화를 다시 볼 때 내가 예전에 못느낀 것을 다시 느끼게 되잖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여자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영화를 보면서 느껴요. 멜로는 '러브 어페어'가 있는데, 과거에는 음악도 그렇고 감흥이 없는데 요즘 다시 보면 미칠 것 같을 때도 있어요. 또 케이트 윈슬렛이 나온 '더 리더'(The Reader)라는 영화도 좋았어요. 그 배우한테 깊이 빠졌죠.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이- 올 가을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아이템은요?

채 : 머리를 자르고 기르는 중이다보니 모자가 없으면 잘 못나가겠어요. 마드모아젤 모자부터 라페트도 있고 슈퍼콤마비 스냅백도 쓰기 시작했는데, 모자가 데일리 룩에 영향을 많이 미치더라고요.

이- 자, 끝으로 채정안이 생각하는 패션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채 :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죠. 나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 아닐까요?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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