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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e스포츠 히트상품이 탄생했다.
'스타크래프트2'가 전작인 '스타크래프트1'의 인기에 미치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블리자드로선 e스포츠 종목으로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하스스톤'의 성공으로 다시 용기를 얻은 셈이다. 또 '하스스톤'은 '리그 오브 레전드'나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처럼 챔피언이나 유닛들의 화려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이 아닌 전략 카드게임으로, 바둑이나 포커와 같은 두뇌스포츠에 더 가까운데 기존 종목에 못지 않은 인기를 모으며 e스포츠의 장르 다양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에 보답하듯 이날 결승전에 나선 '혼비' 박준규와 '서렌더' 김정수는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7000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당초 지난 시즌 우승자이자 한국 랭킹 1위인 김정수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지난 6월에서야 '전설 등급'에 오를 정도로 신예인 박준규가 세트 스코어 4대2로 승리,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3세트에서는 두 선수 모두 흑마법사를 선택, 관심을 집중시켰다. 초접전을 펼친 끝에 김정수가 랭킹 1위다운 모습을 회복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4세트에서 다시 흑마법사를 꺼내든 박준규는 드루이드를 선택한 김정수를 상대로 필드에서 하수인들을 활용해 천천히 조여가며 또 다시 승리를 낚아냈다.
벼랑 끝에 몰린 김정수는 5세트에서 사냥꾼을 선택,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며 다시 세트스코어 2-3으로 따라갔지만 결국 6세트에서 드루이를 꺼내든 박준규의 강력한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깜짝 우승을 달성한 박준규는 "가족들에게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승전에 앞서 얘기했다"며 "덱을 선택하는 폭도 좁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 우승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의미깊다. 오는 11월 미국 애너하임서 열리는 하스스톤 월드챔피언십에 한국 대표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같은 장소에선 1787명이 바다 속에서 한꺼번에 '하스스톤'을 즐기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블리자드가 '단일 장소 최다 인원 동시 수상 스마트폰 게임' 타이틀을 걸고 기록에 도전했는데 많은 팬들이 참가, 방수팩에 넣은 스마트폰으로 '하스스톤'을 플레이하는 진풍경이 나왔다. 한국기록원 공식 최고 기록이 세워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영국 세계 기네스 기록 외에 미국, 스페인 등 국제적으로 저명하고 인지도 있는 해외 기록인증 기관에 인증 심의 요청을 한 상태다.
이에 도전하기 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왔다는 직장인 정명환씨(28)는 "'하스스톤'과 함께 부산 해운대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것 같아 행복하다"며 "이번 도전이 반드시 세계 기네스북에 기록돼 한국 게이머들의 열정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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